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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 관련 의혹들은 왜 죄다 법망을 피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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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로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왼손에는 법전, 오른속에는 엄정한 판결을 뜻하는 저울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로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왼손에는 법전, 오른속에는 엄정한 판결을 뜻하는 저울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5년 임기 대부분 기간에 주택·소득·고용에 관한 통계를 조작·왜곡했다는 감사 결과를 감사원이 내놓았다. 조작은 청와대 지시나 압박에 따라 이뤄졌고 장하성·김수현·김상조 등 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전원이 연루됐다고 한다. 이 감사 결과를 보고 그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면서도 한편으로 결과 발표가 왜 이렇게 늦었는지 의문이 든다.

감사원이 이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이 2022년 9월인데 2년 7개월 만에야 최종 결과를 내놓았다. 조작 규모가 방대하고 관련자가 많다고 하지만 결과 발표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 사건은 수사도 지체된 대표적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김상조 전 실장 등 11명의 공직자가 기소됐으나 아직까지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

수사·재판·감사가 늦어진 것은 이 건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와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된 중대 범죄 10여 건 대부분이 아직까지 수사·재판 또는 감사가 진행 중이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건은 하나도 없을 정도다.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한 사건은 2021년 6월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 등 관련자를 처음 기소한 지 4년이 다 됐지만 아직 1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드 기밀 누설 의혹 등도 이제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적지 않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지만, 문 전 대통령 측은 조사 자체를 거부하거나 서면 조사에 답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 2021년 12월 한 시민단체가 고발해 수사에 착수한 사건인데 4년이 지났지만 아직 핵심 피의자 조사조차 못 한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도 아직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다른 피의자들은 늑장 재판 탓에 국회의원 임기를 다 마칠 정도였고 그나마 최근에 무죄가 났다. 이 모든 의혹의 핵심 책임자는 문 전 대통령인데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수사받지 않았다. 기이한 일이다.

감사든 수사든 재판이든 신속하게 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때를 놓치면 진상 규명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고 불의를 방조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나 검찰·법원 모두 정치적 고려 없이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권력과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풍토는 공직 사회가 정치와 권력의 눈치를 더 보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수사는 늦고 재판은 편향이라면 사법에 대한 국민 신뢰도 떨어지게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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