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하는 모습. 뉴스1 |
중학생 이 모(14) 군은 지난 1월 A형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려 일주일 넘게 고생했다. 고열과 근육통, 인후통 증상이 나타나 며칠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앓았다. 그런데 지난주 또 한 번 독감 진단을 받았다. 이번엔 B형 독감이었다. 고열 등 증상이 A형 독감만큼 심했다. 이 군의 엄마 정 모(45) 씨는 “석 달 만에 또 독감에 걸리다니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이군 처럼 B형 독감에 걸리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계속 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6∼12일 한 주간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1.6명이었다. 일주일 전 1000명당 16.9명과 비교해 27.8% 늘어나 최근 5주 연속 증가세다.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000명당 8.6명의 2.5배 수준이다.
지금 유행하는 봄철 독감은 B형 독감이다. 지난주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의 약 97%가 B형 독감 바이러스였다. 지난겨울 기승을 부렸던 A형 독감은 비중이 확 줄었다. B형 독감은 일반적으로는 A형 독감보다는 증상이 가볍지만, 봄철까지 지속해서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겨울 A형 독감에 걸렸다 나았어도 B형 독감에 또 걸릴 수 있다.
보통 독감은 12월 말~1월 초 유행의 정점을 찍고, 겨울방학 기간 줄었다가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에 학령기 아동ㆍ청소년을 중심으로 다시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주 환자 규모는 2019년(1000명당 42.1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봄철 독감 유행은 학령기 아동ㆍ청소년 주도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7∼12세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가 73.3명으로 가장 많았고, 13∼18세 중고생 연령대에서도 1000명당 69.9명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독감 예방을 위해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을 실천해달라고 강조한다. 봄철 독감은 통상 5월이면 감소세로 돌아서지만, 여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질병청은 “이번 절기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이달 30일까지”라며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라고 권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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