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7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7년 만에 한국 찾는 색채의 마술사…42억 가격표보다 가치있는 것

머니투데이 오진영기자
원문보기
회화, 드로잉 등 170여 점, 7년 만의 대규모 샤갈 전시
해외에서 제작된 몰입형 미디어아트도 국내 첫 선
9일부터 얼리버드 판매 시작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7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는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의 대규모 전시를 앞두고 그의 작품 세계에 이목이 쏠린다. 서양 미술사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은 한 점이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가격보다 인상적인 것은 파격적 화풍과 낭만적인 주제, 몽환적인 색깔로 그려낸 그만의 '사랑 표현법'이다.

샤갈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이다. 통행증 없이는 학교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유대인이 박해받던 시기에 가난한 생선장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세계 대전과 나치의 탄압 등으로 이곳저곳을 옮겨다녀야 했고 프랑스로 귀화했지만 언어와 차별로 항상 이방인에 머물렀다. 히틀러의 제거대상에 오르면서 미국으로 떠나야 했으며, 진심으로 사랑했던 아내는 감염으로 사흘 만에 숨졌다.

숱한 역경 속에서도 그의 작품은 줄곧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도 사랑에 빠진 연인이다. '에펠탑의 신랑신부'(1913)나 '비테프스크 위에서'(1915), '니스 하늘의 약혼자'(1967) 등 작품활동 내내 연인이 등장하는 그림을 그렸다. 미술 애호가로 소문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1975)도 88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완성한 작품이다.

마르크 샤갈, 마술피리(Souvenir de la Flute enchantee), 1976, Tempera, oil and sawdust on canvas. (C) Chagall ®, by SIAE 2025. / 사진 = 아튠즈 제공

마르크 샤갈, 마술피리(Souvenir de la Flute enchantee), 1976, Tempera, oil and sawdust on canvas. (C) Chagall ®, by SIAE 2025. / 사진 = 아튠즈 제공



이러한 사랑과 애정에 대한 열망은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완성시켰다. 피카소처럼 입체파도, 마티스처럼 야수파도 아니며 모네의 인상파에도 속해 있지 않지만 과감한 색 사용과 온화한 옛날 이야기 같은 그만의 묘사는 보는 이에게 포근함을 선사한다. 자신이 정말로 사랑했던 한 여인에 대한 갈망과 그리움도 마음을 움직인다. 샤갈은 생전 "진실된 예술은 사랑 안에서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작품을 그리다 보니 인기가 높다. 일부 비평가는 "지나치게 대중적"이라는 비판을 내놓지만, 작품이 경매에 오를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붙는다. 2021년 국내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생 폴 드방스의 정원'이 42억원에 낙찰됐고 같은 해 '꽃다발'은 23억원에 팔렸다. 2012년에는 샤갈이 사망 3년 전 그린 '부케'가 17억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가격이 높다 보니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작가이기도 하다. 미국의 한 수집가가 세계 최대의 경매인 '소더비 경매'에서 1억 7000만원을 주고 구매한 작품에 위작 주장이 제기됐다. 대만의 한 수집가는 6000만원을 주고 샤갈의 작품을 사들였으나 위작이었다. 샤갈의 손자와 손녀들이 운영하는 '마르크 샤갈 위원회'에서 위작으로 판명되면 법원은 작품을 불태울 것을 명령한다. 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이유에서다.


마르크 샤갈, 보라색 수탉(Le Coq Violet), 1966-1972, Oil, gouache and ink on canvas. (C) Chagall ®, by SIAE 2025. / 사진 = 아튠즈 제공

마르크 샤갈, 보라색 수탉(Le Coq Violet), 1966-1972, Oil, gouache and ink on canvas. (C) Chagall ®, by SIAE 2025. / 사진 = 아튠즈 제공



예술계는 오는 5월 23일 우리나라를 찾는 샤갈 특별전이 국내 미술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수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샤갈전은 개최 때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샤갈' 전시회에는 관객 70만명을 동원하며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머니투데이와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아튠즈가 공동 주최하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 BEYOND TIME(비욘드 타임)' 전시는 9월 2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최초로 공개되는 샤갈의 미공개 원화 7점을 포함해 회화와 드로잉, 석판화 등 샤갈의 작품 170여점을 만나 볼 수 있다. 해외에서 기획·제작된 몰입형 미디어 아트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석현준 용인FC 합류
    석현준 용인FC 합류
  2. 2김수현 김새론 녹취록
    김수현 김새론 녹취록
  3. 3KB스타즈 3연패 탈출
    KB스타즈 3연패 탈출
  4. 4서명진 7연패 탈출
    서명진 7연패 탈출
  5. 5김혜경 여사 문화협력
    김혜경 여사 문화협력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