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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아' 다르고 '어' 다른 사동 표현

연합뉴스 고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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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어떤 동작을 하게 하거나, 사물을 포함한 특정 대상에 일정한 동작이나 사건이 일어나게 하는 것을 사동이라고 합니다. 피동과 마찬가지로 사동 문장을 자유롭게 다뤄야 말글살이에서 오해가 줍니다. 의사소통도 좋아지고요. 사동을 파고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동문은 두 개의 의미적 주술 관계를 갖습니다. 누군가 또는 어떤 대상에(게) 무엇인가를 시키거나, 하게 하거나, 어떤 결과로 이어질 각종 행위를 한다는 내용의 문장이니까요. 이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서 예문을 봅니다.

① 그 악당은 그 사람을 혀를 물어 죽였다.

② 그 악당은 그 사람을 혀를 물어 죽게 했다.

①은 사동사 [죽이다]를 쓴 문장입니다. 단문이고요. 그 악당은 그 사람을 죽였습니다. 혀를 물어서 살인했다는 것이지요.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타살을 표현합니다.

②는 동사 죽다에 [-게 하다]를 붙여서 활용한 문장입니다. 그 악당이 그 사람을 죽게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타살인지, 자살인지 불분명합니다. 이론의 여지가 있는 거지요.


원고지[촬영 안 철 수]

원고지
[촬영 안 철 수]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는 말들을 합니다. 사동의 세계 한 단면을 전하며 그런 차이를 보이려고 어떻게 보면 극단적이라고 할 예문을 들었습니다.

이미 예시했지만 사동문은 술어 형태에 따라 몇 종류로 나뉩니다. [어르신께서 소에게 꼴을 먹인다]는 '이 히 리 기 우 구 추' 접사의 사동사를 쓴 경우입니다. ①번 계열입니다. 동사 먹다에 이가 붙어서 먹이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개구리가 뱀에게 먹힌다] 하면 주어가 동작을 당하는 것이니 피동문이고 위 문장은 소가 꼴을 먹게 하는 것이니 사동문입니다.

②번처럼 [-게 하다] 사동문도 가능합니다. 만들게 하다, 걷게 하다, 기쁘게 하다……. 그 밖에 동사성 명사에 시키다를 붙여서 술어로 써도 사동문이 됩니다. [그는 나를 진정시켰다] 하는 식이지요. 사동의 세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정확한 말글이 필요할 땐 사동 표현에 더 유의해야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현경 한재영 김홍범 이정택 김성규 강현화 구본관 이병규 황화상 이진호, 『한국어 표준 문법』, 집문당, 2019, pp.552-558 부분 인용 / 사동 예문 변형 활용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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