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귀, 퀴리의 골수 l 수지 에지 지음, 이미정 옮김, 타인의사유, 2만2000원 |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자기 머리가 해부 되거나 전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유골을 숭배하지 않도록’ 화장되기를 원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에 그의 뇌가 사라졌다. 당직 병리학자였던 토마스 스톨츠 하비는 부검 후 아인슈타인의 뇌를 보관했다. 뇌의 대부분이 40년 동안 유리병에 보관됐고, 하비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240조각으로 잘라 박편으로 만들고 이리저리 찔러보고 촬영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신경교세포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고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훨씬 두껍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뇌 대부분은 일반 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의 뇌는 1990년대 말 캐나다 맥마스터대에 전달돼 오늘날까지 그곳에 보관돼 있다.
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신체 부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폴레옹의 음경에서 반 고흐의 귀, 마리 앙투아네트의 치아, 마리 퀴리의 골수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들의 놀라운 신체 부위 이야기를 수집해 이 책에 담았다. 유명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신체적 특징이나 질병, 사후에 일어난 신체 도난 사건 등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거사가 현대인에게 무엇을 시사하는지, 인간의 신체가 여전히 욕망의 대상인 이유는 무엇인지 함께 풀어내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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