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3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K원자로’ 기술, 미국에 첫 수출…‘민감국가’ 영향 해소 청신호?

경향신문
원문보기
원자력연 컨소시엄, 미주리대와 의료용 연구로 초기 설계 계약
전문가 “한국기술 수출은 무관…한·미 협력 문제없다는 건 무리”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한국의 원자로 기술이 처음 수출된다. 이번 수출 계약은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효력이 한국에 적용된 이후 성사된 것이어서 그 의미를 두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기업 MPR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미 미주리대와 열출력 20㎿(메가와트)급 연구용 원자로(연구로)를 만들기 위한 초기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설계란 연구로 설계 과정 가운데 개념 설계(1단계)와 기본 설계(2단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 등 사전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이다.

미주리대에 설치될 연구로는 암 환자를 위한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데 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전력 생산이 주목적인 상용 원자로와는 다르다.

이번 사업 입찰에는 미국 뉴스케일과 아르헨티나 인밥 등 총 7개의 컨소시엄 또는 개별 업체가 참여했다. 원자력연구원이 포함된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최종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현지 화상 연결을 통해 이날 서울의 언론브리핑에 참여한 임인철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초기 설계 계약 규모는 1000만달러(약 141억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단계 계약들도 무난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원자력계에서는 초기 설계를 맡아 연구로의 기본 틀을 짠 컨소시엄이 이후 계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고 본다.


한국은 1995년 국내 최초 연구로인 ‘하나로’를 자력으로 설계·건조했다. 2010년대부터는 말레이시아와 요르단,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등에 연구로 관련 기술을 수출했다. 이번 계약은 원자력 종주국 미국에 대한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특히 이번 계약은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 효력이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 체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에서는 한·미 사이에 문제가 없다는 ‘청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은 원활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그렇게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원자력 정책에 정통한 국내 한 전문가는 “민감국가 지정 취지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나가는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연구로와 관련한 정보를 미국에 가져오는 것까지 막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감국가 지정의 한 원인으로 거론되는 사안도 미국 정보를 외부에 가져나가려던 움직임이었다. 미 에너지부 감사관실은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산하 연구소 직원이 한국으로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반출하려다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한국 원자로 기술의 가격 경쟁력이 강하다는 점도 계약 체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계약을 민감국가 지정 뒤 한·미 협력에 문제가 없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통일교 로비 의혹
    통일교 로비 의혹
  2. 2박진경 유공자 취소
    박진경 유공자 취소
  3. 3토트넘 노팅엄 참패
    토트넘 노팅엄 참패
  4. 4이재성 뮌헨전 득점
    이재성 뮌헨전 득점
  5. 5켈리 애리조나 복귀
    켈리 애리조나 복귀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