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을 하며 메이저리그에 신기원을 연 오타니는 투수를 생각하지 않아도 리그 최정상급 타자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타자에만 전념한 지난해 159경기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 클럽의 문을 열었고, 홈런·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에서 모조리 리그 1위였다.
올해도 오타니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1회 솔로포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까지 오타니는 시즌 20경기에 나가 타율 0.288, 출루율 0.380, 6홈런, 8타점, 5도루, OPS 0.930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홈런 페이스가 좋고, 지금 성적 자체만 놓고 봐도 리그 정상급이다. 6홈런-5도루를 기록해 올해도 50-50까지는 몰라도 40-40에는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점이 적은 것은 아무래도 다저스 하위 타선의 무기력함과 연관이 있으니 오타니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21득점을 기록하는 등 득점 페이스는 역대급이다.
그런데 오타니가 아시아 1위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전체 21위라면 예년 같았으면 무조건 아시아 1위였지만, 올해는 오타니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시점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치고 나가고 있다. 오타니도 잘하고 있지만, 이정후도 꾸준히 도망간다. 격차가 잘 좁혀지지 않는다. 이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오타니가 시즌 6호 홈런을 치기 앞서 이정후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이정후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루타를 치며 시즌 10번째 2루타를 신고했다. 메이저리그 2루타 부문 선두를 공고히 했다. 이정후는 이후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이날도 멀티히트와 장타를 추가하며 시즌 성적을 더 올렸다.
중견수 WAR에서는 부동의 1위다. 피터 크로-암스트롱(시카고 컵스), 세드릭 멀린스(볼티모어)가 추격하지 있지만 좀처럼 이정후의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
이정후는 공격·수비·베이스러닝 모두에서 플러스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WAR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공격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이정후는 188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을 기록해 리그 10위를 달리고 있다. 중견수만 따지고 보면 세드릭 멀린스(217)에 이어 2위다. 중견수로 wRC+ 150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멀린스와 이정후 둘 뿐이다.
이정후는 계속해서 장타를 쌓아가고 있고,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적절한 휴식이 보장된다면 162경기 체제를 끝까지 버티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정후가 오타니의 질주를 언제까지 막아설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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