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17일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과일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
17일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위치한 대규모 유통복합 시설인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가 이른 오전부터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개점한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에는 이마트와 이케아라는 대형 유통체인이 두 개나 동시에 입점했다. 지하 1층에 있는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둘러본 뒤 곧바로 지상 1∼2층의 이케아를 찾았다는 인근 주민 허아무개(37)씨는 “멀리 갈 것 없이 장보기와 이케아 소품 구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가 새로운 유통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마트가 올초 천호동에 6년 만에 신규 출점한 데 이어, 이날 이마트와 이케아가 동시에 고덕동에 새로운 매장을 냈다. 이마트는 이미 강동구에 천호점과 명일점이 있고, 홈플러스 역시 강동점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한 자치구에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강동구는 최근 서울 자치구 중 30∼40대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느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형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고, 고덕비즈밸리를 비롯해 업무단지 조성이 속도를 내면서 직장인 유동인구 역시 크게 늘어난 탓이다. 2023년 말 기준 강동구의 3040세대 인구수는 14만4754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5위에 속한다.
소비력이 왕성하면서도 트렌드에도 밝은 3040 직장인과 젊은 부부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미래를 시험하기 적합한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이들은 온라인 소비에도 익숙하지만 한편으론 2000∼2010년대 대형마트 중흥기 때 가족과 함께 마트에서 쇼핑 카트를 끌었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공산품 소비의 대세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넘어간 뒤 주요 대형마트 업체로선 이들이 나들이 삼아 직접 장을 보는 습관까지 놓아버릴 경우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이마트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이마트는 고덕점 직영면적의 약 95%에 이르는 3471㎡(1050평)을 1만3000개의 식료품으로 채웠다. 냉장 삼겹살과 목살, 소불고기 등 10대 신선품목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컵과일·스틱채소 코너 등 21개의 전문 특화존도 마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문을 연 이케아 강동점 내부 모습. 임재우 기자 |
이날 함께 개점한 이케아 강동점 역시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이케아코리아의 야심작이다. 이케아가 처음으로 단독 대형매장 형태의 ‘블루박스’가 아닌 도심 복합쇼핑몰에 입점시킨 강동점은 ‘접근성’과 ‘맞춤형 집 꾸미기’를 앞세우고 있다. 20∼30평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실제 강동구 주민의 생활을 반영한 쇼룸으로 한국인들의 주거생활에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케아가 서울 첫 매장을 강동에 마련한 것도 주거에 관심이 높은 3040 세대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동과 마곡은 서울이지만 신축 아파트가 많고 3040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신도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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