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0.5 °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수능위원들이 조직적 문제 판매까지…'사교육카르텔' 100명 송치

연합뉴스 이영섭
원문보기
경찰 1년8개월 수사…유명 학원서 인당 최대 2억6천 수수…업체 3곳·교사 72명 등에 평가원 가담
문항제작·검토팀 둔 교사와 사교육 거래…'수능영어 23번 논란' 평가원 검증소홀·이의심사 무마
작년 사교육비 29조2천억 '역대 최고'(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물론 참여율, 참여 시간도 모두 늘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작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2천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2조1천억원(7.7%) 증가한 수치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80.0%로, 역대 최고치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5.3.13 nowwego@yna.co.kr

작년 사교육비 29조2천억 '역대 최고'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물론 참여율, 참여 시간도 모두 늘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작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2천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2조1천억원(7.7%) 증가한 수치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80.0%로, 역대 최고치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5.3.13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경찰이 약 1년 8개월에 걸쳐 '사교육 카르텔' 사건을 수사한 끝에 총 126명을 입건해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결과 현직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수능 문항을 만들어 사교육 업계에 판매하거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직원들이 수능시험에 관해 들어온 이의신청의 심사를 무마한 사례가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7일 이와 같은 사교육 카르텔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치된 100명 중 현직 교사는 72명, 사교육업체 법인 3곳, 강사 11명, 학원 대표 등 직원 9명, 평가원 직원·교수 등 5명이다. 이 중에는 국내 대표적 대형 사교육업체와 소속 강사들도 포함됐다.

경찰은 2023년 7월 교육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처음 접수하고 그해 8월 자체 첩보를 입수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2019∼2023년 업무 외적으로 수능 관련 문항을 제작해 사교육업체나 강사에게 판매하고 1명당 최대 2억6천만원을 받아 챙긴 현직 교사 4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에게 금전 대가를 제공한 사교육업체와 강사 19명도 검찰에 넘겨졌다.

문항 1개당 시가는 10만∼50만원으로 책정됐고, 문항 20∼30개를 묶은 '세트' 단위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사 1명이 문항을 사들이는 데 최대 5억5천만원까지 지불했다.


수능 출제·검토위원 경력이 있는 현직 교사 9명이 이른바 '문항제작팀'을 구성해 여러 사교육 업체와 강사에게 조직적으로 문항을 판매한 사례도 드러났다.

이들은 대학생들로 이뤄진 '문항검토팀'도 운영하며 특정 과목 문항 총 2천946개를 사교육 업계에 판매하고 총 6억2천만원을 수수했다.

경찰은 또 과거 사교육 업체나 강사에게 판매했던 문항을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 출제한 현직 교사 5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송치했다.


이 외에도 한 대학교 입학사정관이 고3 수험생 8명의 대입 자기소개서를 지도해준 대가로 310만원을 받은 사례, 현직 교사가 소속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입 수시전형 결과를 외부에 유출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동일지문 출제 관계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동일지문 출제 관계도'
[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문제 판박이 논란'의 수사 결과도 공개했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일타강사'로 통하는 한 유명 강사 A씨의 사설 교재에 나온 것과 흡사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된 사건이다.

이 문제 출제위원이었던 대학교수는 자신이 2022년 감수한 EBS 교재에서 해당 지문을 처음 보고 별도로 저장해뒀다가 영어 23번 문항에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강사의 사설 교재에 실린 유사 문항은 다른 현직 교사가 제작해 A 강사에게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능 출제위원과 사설교재 관계자들의 계좌, 통신, 전자우편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간 유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능 출제 과정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사설 교재와의 '중복성' 검증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평가원은 검증에 필요한 사설 교재를 구하면서 그전까지 매해 구매 대상에 포함했던 A 강사의 교재를 별다른 이유 없이 누락했다. 구매 대상을 2022년 9월 26일까지 발간된 교재로 한정하면서 9월 27일 발간된 A 강사 교재를 빠트린 것이다.

이후 수능 영어 23번 문항과 A 강사 교재 문항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이의신청이 다수 들어오자 평가원이 이에 대한 심사를 무마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심사 업무를 담당한 평가원 직원 3명은 이의심사 실무위원 등에게 "A 강사 교재 모의고사는 평가원이 구매할 수 없는 모의고사였다"고 거짓말해 심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수사 결과를 종합해 경찰은 수능 23번 문항을 출제한 교수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문항을 판매한 교사와 이를 사들인 A 강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송치했다.

이의심사를 무마한 평가원 직원 3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임종훈 신유빈 왕중왕전 우승
    임종훈 신유빈 왕중왕전 우승
  2. 2쿠팡 수사 외압 폭로
    쿠팡 수사 외압 폭로
  3. 3전청조에 이용당한 남현희
    전청조에 이용당한 남현희
  4. 4손흥민 메시 대전
    손흥민 메시 대전
  5. 5시리아 IS 공격
    시리아 IS 공격

연합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