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자력, 새 역사 썼다…원전 종주국 美에 연구로 '역수출' 쾌거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 美 미주리대 연구용 원자로 초기 설계 사업 수주

원자력연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와 차세대연구로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데니스 클라인 MPR 기술 대표, 맷 샌포드 미주리대 연구로 총괄 디렉터, 문 초이 미주리대 총장, 토드 그레이브 미주리대 이사회 의장,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손명건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 사업 본부장, 이재훈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지사장 (왼쪽부터)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1959년 미국의 기술을 도입해 원자력 연구를 시작한 한국이 66년 만에 자체 원자력 기술을 미국으로 '역수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에 차세대연구로를 수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MPR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의 '차세대연구로 사업'(NextGen MURR)' 국제경쟁입찰에서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원자력연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미국 미주리대의 20메가와트(MWth)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이다. 미주리대 설계 사업 입찰에 임인철 원자력연 부원장을 필두로 한 컨소시엄이 참여해 지난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의 첫 단계로 17일(한국 시각) 초기설계 계약이 확정됐다.

원자력연은 1995년 우리나라 최초 연구로 '하나로'를 자력으로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14년 말레이시아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 2017년 요르단 연구로 설계 및 건설 사업, 2024년 네덜란드 델프트 연구로 냉중성자원 제작 및 설치 사업 등을 따내는 등 꾸준히 수출 성과를 쌓아왔다.

특히 원자력연이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이번 사업 수주의 핵심 기술 요인으로 평가됐다. 우라늄 밀도를 기존보다 키워, 핵확산 저항성과 연구로의 성능을 모두 높인 기술이다.

더불어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의 꾸준한 투자, 원자력연 연구진의 꾸준한 기술 개발과 수출 노력, 현대엔지니어링 및 미국기업(MPR)의 원자력 사업 및 협력 경험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로 해외 진출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민관협력형 수출 기반을 조성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수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연구원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과 민간의 해외 사업 역량이 결합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이정표"라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이룬 원자력 연구 결과를 실물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 1959년 7월 14일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를 도입하며 원자력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성과는 이처럼 미국의 기술을 받아 시작된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로 설계기술을 역수출하게 된 첫 사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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