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나현 강동성심병원 교수(왼쪽)가 성별확정수술 최신지견을 연구하기 위해 타이 쭐랄롱꼰대학병원에서 연수했던 당시 모습. 강동성심병원 제공 |
-앨라이 닥터로서 성소수자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나만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모두의 인생 여정은 다릅니다. 성별 확정 진료의 방향이나 속도 역시 각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무엇이 먼저이거나 반드시 어떤 순서여야 한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신체적·정신적 준비 상태와 삶의 맥락에 맞는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동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평생의 여정입니다.”
-성소수자 전문 클리닉을 찾은 환자분 중 기억나는 사례가 있다면?
“성별확정수술을 받은 환자분의 부모님이 수술대기실에서 모니터에 표기된 성별 변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성별이 바뀌는 그 찰나의 순간, 시스템에 반영된 이름과 성별이 환자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를 다시금 느꼈죠.
또 한편으로는 고령의 트랜스젠더 환자분들도 많이 기억에 남아요. ‘지금 세상에 태어났다면 더 행복했을 텐데’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드러내기 어려웠던 시절이었고, 의료 접근이 쉽지 않아 건강에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께서 ‘이제는 편히 올 수 있는 병원이 생겨서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실 때, 그 마음의 깊이를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병원에서 마주친 성소수자가 낯설 수도 있는데요. 어떻게 대하면 존중할 수 있을까요?
“성소수자 환자라고 해서 특별하게 대하려 하기보다 다른 환자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눈빛과 존중의 태도로 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낯설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 시선이 때로는 당사자에게는 불편함이나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마음으로 마주하는 것입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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