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미 ‘동남아 관세’ 한국 의류업체도 고통…“미국민 옷값만 오른다”

한겨레
원문보기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매장 쇼윈도에 반팔옷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매장 쇼윈도에 반팔옷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관세 전쟁에 국내 의류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 정부가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지역 중에 국내 의류 업체의 생산 기지가 몰려 있는 동남아시아도 포함돼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지리적·정서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국가를 ‘중국의 생산 공동체’로 여기고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 하지만 결국 미 소비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세실업의 핵심 관계자는 16일 한겨레에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처 이후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테말라 등 중남미 쪽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갭(GAP)·에이치앤엠(H&M) 등 의류 브랜드와 타깃·월마트 등 미국 대형마트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의류 오이엠(OEM·주문자상표부착) 업체다. 총매출의 90%가 미국 수출에서 발생하는 터라 미국의 고율 관세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다. 특히 이 회사의 제품 절반 정도는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미국이 베트남에 예고한 상호관세율은 한국보다 높은 46%다.



영원무역도 ‘통상 고통’이 닥쳐올까 걱정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포함해 룰루레몬·파타고니아 등 국외 기업의 의류를 주문 생산하는 이 업체는, 방글라데시(상호관세율 37%)가 핵심 생산 기지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이곳에서 맡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총수출의 약 80%가 섬유류로, 대미 수출의 대부분을 기성복이 차지할 정도로 의류는 주력 수출품이다. 영원무역 쪽은 한겨레에 “현재는 상황 변화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세실업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20일) 이후 20.2% 급락했으며, 영원무역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 발표 다음날 10% 남짓 하락했다.



국내 업체들의 난감함과 별개로 시장 전문가들은 최종 부담은 미국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한마디로 한 단계 뛰어오른 옷값을 미 소비자가 지급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당장 관세는 제조사(수출업자)가 아니라 수입업자가 부담하고, 이는 소비자 판매 가격에 전가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류·신발 수입 의존도는 90%를 웃돌고, 의류 제조 업체들의 생산 공장은 대부분 미국이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중국, 동·서남아시아, 중남미 국가에 집중돼 있다.



정지윤 엔에이치(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고관세율이 오롯이 부과될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 물가 상승, 소비 둔화 가능성이 불가피하다”며 “거의 대부분 미국 브랜드사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이들 동남아 국가가) 중국에 지리적·정서적으로 가까울 수 있는 중국의 생산공동체로 간주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판단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의 부담은 미국 소비자들이 지게 될 게 확실시된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원훈 신인상 수상
    김원훈 신인상 수상
  2. 2백악관 황금열쇠
    백악관 황금열쇠
  3. 3탁재훈 추성훈 신스틸러상
    탁재훈 추성훈 신스틸러상
  4. 4서강준 연기대상
    서강준 연기대상
  5. 5쿠팡 개인정보 유출
    쿠팡 개인정보 유출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