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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진법사 "대선 논공행상은 하늘 뜻"…자택에선 5천만원 신권 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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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단독보도 전해드립니다. 건진법사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이른바 '윤핵관', 윤한홍 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한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JTBC가 확보했습니다. 건진법사가 3명을 부탁했는데 1명만 확정됐다고 항의하자 윤 의원이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내용입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입니다.

[정해성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가장 먼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위에서 '청와대 이전 TF 팀장'을 맡아 핵심 사업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윤한홍/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 팀장 (2022년 3월 20일) : 청와대 비서실에서 이사 갈 것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고요. 경호처가 이사를 준비하면서 4월 말부터…]

인수위 출범 닷새째인 2022년 3월 22일.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윤 의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길 나름 성과가 크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운을 뗀 전씨.

바로 인사 이야기를 꺼냅니다.

"무리하지 않게 딱 3명 인사를 부탁했는데 지금 1명은 들어갔고 2명은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항의했습니다.


그러면서 "논공행상은 하늘의 뜻이고 당선자를 지키는 힘"이라고 썼습니다.

또 "권력을 쥐려고 인사를 독단적으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윤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습니다.

"밖에선 제가 인사를 하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며 "아무런 도움이 못 되고 있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답 문자를 보낸 겁니다.

검찰은 문자 내용에 대해 전씨가 윤 의원에게 당당하게 자리를 요구한 정황으로 판단했습니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선 때 당연히 역할을 한 사람들을 추천을 했는데 자리를 주지 않아 항의했단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다만 당시 인사 청탁이 성공한 1명은 누구인지, 어디에 들어갔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문자와 관련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윤 의원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앵커]

JTBC는 또 건진법사가 대통령실 모 행정관을 콕 집으면서 "언제든 쓸 수 있다"고 말하는 문자 메시지도 확보했습니다. 건진법사는 특히 이 행정관이 자신의 처남 몫으로 대통령실에 들어갔고, "처남이 관리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이자연 기자입니다.

[이자연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 뒤인 지난 2022년 7월 5일.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딸이 나눈 문자 메시지입니다.

딸이 "아빠 대통령실로 공문 발송했다고 합니다"라고 전하자 전씨는 "직접 소통해서 결정되면 돼"라고 답합니다.

누군가와 직통 창구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전씨는 "A 행정관은 처남 몫으로 들어갔다"며 "처남이 관리하는데,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씨의 처남은 대선 전, 윤석열 당시 후보를 밀착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지난해 건진법사 공천 청탁 의혹이 불거지며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검찰이 해당 메시지의 의미를 묻자 전씨는 "처남과 A 행정관이 대선 때 함께 일을 했다"면서 "둘이 친하니 언제든지 부탁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처남 몫'이라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선 "둘의 관계가 형성돼 있단 의미"라 답하고, "A 행정관에게 영향력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묻자 "전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씨의 입지는 더 굳건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잘 봐 달라고 부탁하는 문자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고문님의 지휘 아래 모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며 서울의 구청장 경선 진행 상황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전씨가 명함 등을 전달받은 예비 후보자는 최소 5명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내가 대선 때 일을 했다고 하니 사람들이 '도움이 될까' 해서 부탁하는 것"이라며 "나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공천에 관계된 적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JTBC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비선으로 지목된 건진법사 관련 의혹들 집중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정해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윤 전 대통령 당선 전후 시점에 건진법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주는 정황들을 저희가 여럿 취재했죠?

[정해성 기자]

네. 지난 대선 때 캠프 '비선 실세'인 건진법사는 윤핵관으로 꼽히는 윤한홍 의원에게 선거 전략을 조언했습니다.

캠프 간부들한테 보고를 받고 지시도 하는 문자 메시지가 확인됐습니다.

실제 건진법사도 "박근혜 대선 때와 달리 이번 대선에선 조금 본격적으로 움직였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본격적으로 인사 청탁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3명 중 1명만 인사가 확정됐다"고 윤 의원에게 항의하는 문자 메시지가 청탁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

"대통령실 행정관 한 명을 언제든 쓸 수 있다", "처남 몫이다"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인사 청탁이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뿐 아니라 건진법사에게 여러 사람들이 공천이나 인사 등을 청탁하는 정황들도 저희가 확인했죠?

[정해성 기자]

2022년 대선 이후 바로 6월 지방 선거가 이어졌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이 공천을 바라며 건진법사에 청탁하는 내용이 건진법사 휴대전화에서 나왔습니다.

공공기관 임원 자리뿐 아니라, 검찰과 경찰 등 전방위에서 인사 청탁이 들어왔습니다.

한 종교단체가 윤석열 정부에 줄을 대기 위해 건진법사에 '고문료'를 지급한 사실을 검찰이 포착하고 이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건진법사는 관련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고 자신이 받은 현금들도 기도비로 받은 거라고 주장하고 있죠?

[정해성 기자]

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가 공천을 해 달라며 준 1억 원도 전씨는 '기도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건진법사 강남 양재동 은신처에서 현금 1억 6500만 원이 발견돼 압수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중 5000만 원은 한국은행 띠지로 묶인 신권 다발로, 비닐로 밀봉된 상태였습니다.

밀봉 시점을 주목해야 하는데, 신권 다발엔 대선 이후인 2022년 5월 13일로 날짜가 찍혀 있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권으로 밀봉해서 외부로 나가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며 "밀봉된 신권 다발을 개인에게 주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진법사는 이 또한 기도비란 주장과 함께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어떻게 받은 돈인지 구체적으로 소명을 못 하고 있는 거군요.

[정해성 기자]

네, 소명을 하지 않고 있고 검찰이 기도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최소 1000만 원에서 3억 원까지 받는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건진법사 휴대전화, 이른바 '법사폰'에서 나온 이력서와 청탁 문자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여러 관계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김영석 / 영상디자인 김현주 허성운]

정해성 기자,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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