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 본사에서 열린 ‘2024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아모레퍼시픽이 현지 생산시설 구축 방안을 검토한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관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고객사들과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에 필요한 생산시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5년 안에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북미 시장의 중요성과 관세 상황을 감안해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의 성장 속도로 보면 북미, 유럽, 일본 순으로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북미 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5년 이내에 물류 또는 상품 모듈 생산(생산 공정 일부 이관)에 대한 투자를 고민 중”이라며 “실제 생산 시설 구축은 5~10년의 기간을 두고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변화와 흐름을 봐서는 (기간을) 더 앞당겨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5256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83% 성장했다. 주력 브랜드인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외에 2023년 인수한 코스알엑스가 아마존 등 이커머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류 열풍과 소셜미디어(SNS) 입소문 효과로 K뷰티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4조5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ODM(제조사 개발생산업체)들은 관세 폭탄을 피해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주요 ODM 업체는 미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아직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등의 브랜드가 아마존 등에서 인기를 끌며 북미 수출액 5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미국 수출 제품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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