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은 잊어라… 제목 따라 가는 '대환장 기안장' [종합]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 Part 2 '절찬리 영업중' 기자간담회
숙박 버라이어티 예능들과는 다른 행보
기안84의 상상력이 구현된 '기안장'
월드 스타 BTS 진과 지예은의 활약 예고

15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제작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리네 민박' '윤스테이' 등 숙박 버라이어티 예능들이 그간 힐링과 고즈넉함을 선사했다면 '대환장 기안장'은 정반대의 선상에 있다. 답답할 순 있지만 이들이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대환장 기안장' Part 2 '절찬리 영업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기안84 진 지예은과 정효민 PD, 이소민 PD, 황윤서 PD가 참석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울릉도 기안장에서 기안84 진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펼치는 민박 버라이어티다. '효리네 민박'을 연출한 정효민 PD, 윤신혜 작가와 기안84가 만났다.

환상과 환장 사이, 킬링과 힐링 사이 기상천외한 기안장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낭만 가득한 곳으로 완성해 나가는 기안장 패밀리의 여정이 주 관전 포인트다. 주인장 기안84, 못 하는 게 없는 야무진 만능 직원 방탄소년단 진, 기안장을 위해 수상 면허까지 딴 남다른 열정의 막내 지예은이 출연한다.

지난 12일 '기안장'은 넷플릭스 내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차지했다. 정 PD는 "성적으로는 순위가 매겨지니 1위를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버라이어티로 1위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 순위도 순위지만 많은 분들이 신선함과 세 사람의 케미를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라고 공개 소회를 전했다. 황 PD는 "제목을 잘 지었다는 반응이 많더라. 우리 프로그램은 '선작명 후편집'이다. '대환장'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는데 정말 그런 일이 많았다. 감사하고 재밌는 댓글이 많았다", 이 PD는 "대리만족보다 대리불편을 느끼는 댓글들이 인상깊었다"라고 밝혔다.

정 PD는 "숙박 버라이어티 예능이 뒤로 갈수록 재밌어지기가 어렵다. 그런데 '기안장'은 점점 갈수록 재밌다"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환장 기안장'은 울릉도 기안장에서 기안84 진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펼치는 민박 버라이어티다. '효리네 민박'을 연출한 정효민 PD, 윤신혜 작가와 기안84가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기안장은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기안의 상상력이 응집됐다. 울릉도 망망대해 앞마당을 장착한 기안장은 3.8m에 달하는 암벽 출입문, 클라이밍 입구, 미끄럼틀 출구 등 기상천외한 민박집이 펼쳐졌다. 기안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했지만 안전에 만반을 기하며 설계됐다. 조금은 낯선 기안장 풍경을 마주한 숙박객들은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낭만과 추억을 쌓아가면서 웃음을 선사한다.

기안84는 일반적인 숙박 버라이어티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기안84는 "'효리네 민박' PD님이라는 것을 듣고 우리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숙박업체는 모두 편안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한 불편해 보자. 안에서 낭만을 찾는 것을 고민했다"라고 고심했던 지점을 떠올렸다. 지예은은 "3개월간 배 면허를 땄는데 장마 시즌이었다. 실전에서 제대로 몰아야 하기 때문에 계속 연수를 받았다"라고 노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숙박업소를 이끄는 고충은 쉽지 않았다. 기안84는 "부담이 많이 됐다. 학교 다닐 땐 반장도 못 했다"라고 책임감의 무게를 토로했지만 현장에선 누구보다 숙박과 손님 모객에 진심으로 임했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활약도 남다르다. 진은 '기안장'이 자신이 제대 후 직접 선택한 첫 일정이라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진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연천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육군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이를 두고 진은 "'기안장'은 제가 전역하고 광고나 처리해야 하는 일을 제외하고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일정이었다. 그런데 간 순간 사장님(기안84)이 밉더라. 그러면서 같은 멤버인 제이홉이라는 친구에게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역한 다음날 납치를 해서 군대 콘텐츠를 짰다. 오마주를 했다. 내무반에서 영감을 받았다. 직원으로서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했다. 저희는 콘셉트를 전혀 몰랐다. 배나 산 속의 집을 갔는데 첫날부터 손님을 받으라고 하더라. 뭘 해야 하는지, 재료도 없는데. 우리 사장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진이 15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제작발표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기안장'을 선택했을까. 이를 묻자 진은 "전역 후 제 알고리즘에 기안84가 점령이 됐다. 순수하게 궁금했다. 이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살까. 옆에서 구경해보고 싶었다. '기안장' 기획을 받았을 때 '효리네 민박'을 생각하진 않았다. 뭔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더 신기했다"라면서 기안84에 대한 원초적 호기심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진과 지예은 등 직원들의 불만이 쇄도하자 기안84는 "직원들이 편하게 쉬는 꼴을 보기가 싫었다"라고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는 진에게 감동했던 순간이 있다면서 "자다가 비가 왔다. 다른 사람들은 안에 들어가서 자는데 진은 계속 밖에서 잤다. 월드스타인데 밖에서 비 맞고 자더라. 저보고도 밖에서 자라고 했다. 그때 정신이 들었다"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지예은 역시 "석진 선배님이 요리를 정말 잘했다"라고 말을 보탰다.

이 가운데 기안84와 지예은은 녹화 도중 눈물을 보였다는 깜짝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기안84는 "저만 진만 있으면 된다. 조교 출신이어서 그런지 군인정신이 있다. 이 친구가 실세였다"라면서 "지예은이 4일 지나니 울었다. 사실 저도 2일 지나서 울었다. 책임감은 큰데 부담이 돼 울었다. 그런데 진은 굉장히 강한 친구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진은 "저는 방송을 오래 했다. 콘셉트를 바꾸자고 했을 때 편하게 한다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안전상의 문제에 대해선 타협을 했다"라고 짚었다.

한편 '대환장 기안장'은 지난 8일부터 공개됐다. 3주간 총 9화가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