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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의시읽는마음] 우는 마음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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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섭
자려고 누운 나는 잠이 들지는 않고

자꾸 눈물이 나 메모장을 연다

자꾸 눈물이 나는 나는

우는 마음에 대해 쓰고 싶어 메모장을 열었지만

우는 마음이 무언지 아무래도 알 수가 없다

우는 마음이란 뭘까


잠깐이나마 멈추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멈출 수 있는 방법이란 게 따로 없다는 걸

깨닫는 마음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이

2, 3년 혼곤한 잠 속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것 말고는 없단 걸


인정하는 마음

(하략)


자려고 누우면 이따금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멀쩡히 잠옷을 챙겨 입었는데, 휴대폰을 만지작대며 한참 딴짓을 하기도 했는데 막상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기다렸다는 듯 눈물이 흐르는 이유. 그러나 이유 같은 건 쉽게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음의 갈래란 으레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잘 잡히지 않는 것. 다만 지금은 이 “우는 마음”을 찬찬히 짚어 보는 일, 메모장을 열어 그 마음을 써내려 보는 일이 더 필요할 수도 있겠다.

결국, 울음을 완전히 멈출 수 있는 방법이란 없구나, 깨닫게 될까. 울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고 나면 울음과 조금쯤 친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속에 간절한 그리움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꿈결에 잠깐 마주치는 어떤 얼굴을 잃고 싶지 않아서,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쓰고 또 쓴다고 하면 어떨까. 우는 마음에 대해 쓰는 일이 아주 슬프지만은 않다고 하면.

박소란 시인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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