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의 활약상이 이제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무서울 정도다. 뉴욕 야구의 심장인 양키 스타디움을 도서관으로 만든 이정후의 연타석 멀티포에 미국 전역이 열광하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미국 언론에서 나온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MVP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담대한 예측도 다시 주목받는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이정후는 1회 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 말 2사 3루 위기에서 골드슈미트에게 선제 우전 적시타를 맞은 뒤 2회 말에도 에스카라와 라이스에게 적시타를 내줘 끌려갔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지던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재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상대 선발 투수 로돈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85.5마일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17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팀 첫 득점을 만든 이정후는 6회 초 1사 1, 2루 기회에서 또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정후는 로돈의 5구째 81.7마일 커브를 공략해 비거리 114m짜리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이정후는 8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선발 투수 웹이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는 7회 초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난 뒤 8회 말 치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한 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이정후의 멀티 홈런 맹활약 속에 5-4 승리로 시즌 11승 4패를 기록해 LA 다저스(11승 6패)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리에 올랐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352, 19안타, 3홈런, 11타점, 7볼넷, 출루율 0.426, 장타율 0.704, OPS 1.130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압도하는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양키스전을 중계한 현지 중계 방송진에서 베이비 루스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이정후는 2025시즌 초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갈망했던 슈퍼스타처럼 활약하고 있다. 이정후는 자이언츠 팬들을 흥분시키는 선수고, 다른 팀 팬들을 짜증내게 하고 걱정하도록 만드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시즌 초반 이정후의 압도적인 활약에 내셔널리그 MVP 수상 유력 후보로 손꼽히기 시작했다. 이미 앞서 미국 매체 ESPN은 이정후의 타격왕과 MVP 수상 가능성을 짚어 화제를 모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ESPN은 이정후의 타격왕 수상은 그리 담대한 예측이 아니라고 바라봤지만, 내셔널리그 MVP 투표 상위 5인에 대해선 담대한 예측이라고 짚었다.
ESPN은 "타격왕 타이틀은 최근 비교적 덜 알려진 타자들이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MVP 투표 상위 5인은 담대하고 뜨거운 예측이다. 이정후는 오타니, 베츠, 소토, 린도어, 하퍼, 프리먼, 데라 크루즈, 타티스 주니어, 터커 등 가운데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제쳐야 한다. 플로리다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 오후만큼 뜨거운 예측이다. 8월에 다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는 이정후와 달리 오타니는 올 시즌 타율 0.273, 18안타, 4홈런, 5타점, 4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500로 다소 부진을 겪고 있다. 오타니는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팀의 2-4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꿈은 크게 꿀 수 있다. 이정후가 개막 초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해 지난해 MVP 오타니와 올해 MVP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