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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깎아주면 아이 낳을까?…돈 풀어 ‘키울 환경’ 먼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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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6·3 대선 앞두고 잇단 ‘감세 법안’ 발의…전문가들 ‘한숨’
결혼·출산·양육비 등 소득공제, 소득 적은 2030에겐 혜택 제한적
국회 예정처 “효과 미미”…복지 등 연계, 재정 투입 확대 목소리

구 여야가 6·3 대선을 앞두고 결혼·출산·양육 가구에 세금을 깎아주는 법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30세대의 세금 부담을 줄여 출생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이지만, 근본적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 재정을 먼저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육아용품 구입비의 15%를 세액공제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결혼하면 500만원을 소득공제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결혼·양육 관련 세제 지원법을 연달아 낸 것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아동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아동 ISA) 도입을 위한 아동복지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만 8세 이상~18세 이하 아동 보호자가 아동 ISA 계좌에 월 최대 20만원을 내면 정부가 월 10만원을 적립해주고, 계좌에서 생긴 소득 전액에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구 여야 모두에서 출생률 제고를 목적으로 한 ‘감세 법안’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도 유사한 정책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금을 깎아주기보다 정부가 복지·보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재정을 쓰는 정책을 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감세안의 정책적 효과가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저출생 정책 대상인 2030세대 중엔 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높고, 소득세를 내더라도 실효세율이 높지 않아 세금 감면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정처가 지난달 13일 발간한 ‘결혼·출산·양육 관련 세제지원 현황 및 개정동향’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20대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49.1%로 절반에 가깝다. 30대 면세자도 28.7%나 된다. 20대의 절반, 30대 3분의 1 가까이는 이미 세금을 내지 않고 있어 구 여야가 경쟁적으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찔끔’ 감세 법안을 내봤자 효과가 크지 않은 셈이다. 2023년 기준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대 2.2%, 30대 4.8%에 불과했다. 40대(7%), 50대(8.4%), 60대(7.5%)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 필요한 건 저출생 관련 재정 사업이라고 조언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가족에 대한 공공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56%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하위 6위 수준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2.29%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금 감면은 저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세금 감면보다) 복지·사회보장 제도 확대 차원에서 양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정처도 “세금 경감보다 재정 지원으로 자녀 양육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정처는 저출생 대응 방안으로 청년 고용률 제고 정책, 가족 관련 정부 지출 상향, 혼외 출산 비중 증가 정책 등을 제시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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