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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전쟁 날까 봐 비행기표 알아봐"…외국인들이 본 '1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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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들 반응만 봐도 이 주장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외국인 유학생은 전쟁이 날까 봐 비행기표부터 알아봤다고 하는데, 외국인들 눈에 비친 계엄 사태,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비상 계엄령이 선포된 날 밤 >

미국에서 온 중앙대 유학생 제시 씨는 이날 학교 근처 자취방에서 헬기 소리가 아직도 선명하다고 합니다.

[이제시/미국인 유학생 : 헬기 소리 들었을 때 그제야 실감을 하게…이건 일반적인 일이 아니구나.]

대만에서 온 직장인 시시 씨는 비행기표부터 알아봤습니다.

[시시(가명)/대만인 직장인 : 혹시나 전쟁 나면 안전하게 집을 가야 되니까…비자 취소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 혼란스러웠던 계엄 시국 >

[이제시/미국인 유학생 : 처음에는 비상계엄이라는 개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고 한국 같은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을 줄 몰라서 무엇보다 놀랐었던 것 같아요.]

대만은 과거 수십 년간 계엄령을 겪은 역사가 있어 더욱 남 일 같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시(가명)/대만인 직장인 : 내 친구 가족 중에는 계엄령의 희생양도 있어요. 그 기간 동안 진짜로 사람이 많이 죽었고… {우리 한국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셨어요?} 많이 했어요.]

근거 없는 중국 혐오 정서 때문에 위협을 느낀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시시(가명)/대만인 직장인 : 명동 가면 환전소가 많은데 거기 앞에서 반중시위 있어요. 죽여야 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근데 이런 단어들의 느낌은 조금 위험한 그런 단어잖아요. 우리는 중국 공산당과는 관련이 없어요. 이거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 100일 넘게 이어진 집회 >

시시 씨를 만난 이 육교.

지난 겨울, 국회의사당 주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표정에서 '희망'이 엿보였다고 말합니다.

[시시(가명)/대만인 직장인 : 그날 젊은 사람들이 진짜 많았어요. 나랑 나이 비슷한 사람들. 다 추울 건데…좀 멋있었어요. 그런데 뭔가 사람들이 화난 표정은 아니었어요. 뭔가 '잘될 거야' 하는 표정이었어요.]

싱가포르에서 온 유학생 준리 록씨는 대규모 집회 자체를 직접 본 게 처음이었습니다.

[준리 록/싱가포르인 유학생 : 신기하다.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앞에 나와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게 용감해요. 많은 사람이 컴퓨터(인터넷) 뒤에 숨잖아요.]

< 파면 그 후 >

프랑스에서 한국의 문화와 정책을 공부했다는 관광객 리아 씨.

헌법재판소는 리아 씨가 가장 오고 싶었던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경찰 차 벽으로 둘러싸여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리아/프랑스인 관광객 : 긴장되는 상황이거나 적어도 안정적인 상황 같지는 않네요.]

리아 씨는 '한국인은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투표하고 시위하는 점이 흥미롭다'고 했습니다.

[리아/프랑스인 관광객 : 한밤중인데 '우리는 이것(계엄)이 괜찮지 않다'며 사람들은 빠르게 반응했고 실제로 계엄령은 해제됐어요. 대단해요.]

프랑스였으면 달랐을 거라고 합니다.

[리아/프랑스인 관광객 : 프랑스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계엄령은 (의회에서) 해제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빠르게 행동하지 못했을 거예요.]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은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시민들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모두의 숙제로 남았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수빈 /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자막 홍수현 홍수정 조민서 / 취재지원 장민창]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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