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포천 오폭 사고 조종사들, 비행경로 사전 연습 안 했다(종합2보)

0
댓글0
사전 연습 때 본훈련 경로로 비행 안 해…軍 "사고 직접 원인은 아냐"
전대장·대대장도 형사 입건…"비행 준비 점검 소홀"
뉴스1

지난 3월 10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양희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지난달 발생한 경기 포천 전투기 오폭 사건의 조종사 두 명이 사고 당일 비행한 '실무장 비행경로'를 한 번도 비행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한 훈련이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14일 제기된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공개한 공군 전투기 오폭 중간 조사·수사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폭 사고를 낸 2대의 전투기는 제38전투비행전대 소속의 KF-16으로, 이들은 지난 3월 6일 다른 비행단 소속 전투기와 함께 5개 편대를 이뤄 MK-82 공대지 폭탄 투하 훈련에 임했다.

그런데 38전대 편대는 당일 훈련에 투입된 5개 편대 중 유일하게 본훈련에서 비행할 경로를 사전에 연습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각 비행단은 본훈련 전 비행단별로 개별 훈련을 진행했는데, 다른 4개의 편대는 최소 한 번 이상 본훈련 비행경로를 연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8전대가 사전 연습에서 비행한 경로는 6개 좌표만 입력하는 경로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본훈련 경로에선 총 14개의 좌표를 입력해야 했는데, '좌표 오입력'으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전 연습 부족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사본부는 다만 좌표와 타깃을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이 관습화된 공군 조종사의 임무 특성상 이러한 정황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사본부는 사고 원인인 좌표 오입력과 관련해 선임인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불러준 것인지, 후임인 2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것인지에 대한 진술 차이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 명의 조종사의 공동 과실이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군 관계자는 "1번기 조종사가 임무 계획서를 보고 등 뒤에서 좌표를 불러주면 2번기 조종사가 해당 장비에 좌표를 입력하는 식으로 좌표가 찍혔다"라며 "비행자료전송장치(ADTC)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저장장치에 오입력된 좌표가 남아 공동 과실로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조종사 2명은 훈련 전날인 3월 5일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위도 좌표 'XX 05.XXX'를 'XX 00.XXX'로 잘못 입력했다.

이에 따라 고도값이 훈련 계획 문서에 적힌 값과는 다르게 자동 산출됐지만, 조종사들은 입력 좌표를 다시 들여다보지 않고 고도값만 훈련 계획 문서에 적힌 값으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정상 좌표를 입력했을 때와 오입력했을 때의 고도 차이가 큰데 왜 좌표가 잘못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느냐에 대해 두 조종사들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산출된 첫 고도값이 자신들의 좌표 오입력이 아닌 전투기의 결함으로 보고 고도값만 수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종사들은 이륙 전 최종 점검 단계인 경로 및 표적 좌표 재확인 과정에서도 실수를 알지 못했다.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한편 조사본부는 사고 부대 지휘부인 전대장과 대대장을 조종사 2명과 같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도 밝혔다. 전대장과 대대장의 경우 규정에 따라 조종사들의 훈련 준비 상태를 감독해야 하지만 실무장 계획서를 미확인하고 비행 준비 상태 점검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상황 보고 지연 및 조치 미흡에서 과실이 드러난 공군 간부 7명과 합동참모본부(합참) 간부 2명에겐 비위 통보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은 모두 보고 체계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원들로, 향후 각 군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들에 대한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공군작전사령관은 오폭 사고에 대한 지휘 부실 책임을 지고 경고 조치됐다.

사고 확인 내용을 사건 발생(오전 10시 7분) 100분 가까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쯤 공지해 '늦장 대응' 지적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선 군은 폭탄 파편을 최종 식별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공군작전사령부는 오전 10시 7분 비정상 투하 상황을 인지했다"라면서 "정확한 투하 지점과 피해지역을 확인하고 MK-82 폭탄 파편을 식별하느라 상급 부대까지의 보고가 지연됐다"라고 설명했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뉴스1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세계일보유정복 "윤석열 전 대통령 '저를 밟고 가십시오' 해야" [대선 경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 뉴시스'정치인 끌어내기' 에 尹측 "불가능" 조성현 "지시 알텐데"…김형기 "사람에 충성 안해"(종합)
  • 뉴스1[여론풍향계] '역선택 방지' 국힘 김한홍 3강…나경원 4위권
  • 경향신문지지율 50% 돌파한 이재명…PK 상승, 진보층 결집이 동력
  • 아이뉴스24국힘 '4강' 티켓 잡아라⋯나경원-안철수 '신경전' 후끈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