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대폭 강화해 작년 기준 22%였던 그룹 내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계열사인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사 4개를 한 사업군으로 재편한다. 식품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동원산업과 동원F&B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동원산업) : 0.9150232(동원F&B)의 교환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양사의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됐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된다.
두 회사는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6월 11일(잠정) 개최할 계획이다.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결정됐다.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 1일 이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사업군’으로 묶어 글로벌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기준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작년 기준 0.3%(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인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의 판로를 개척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통합 R&D를 통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동원F&B는 동원산업 산하 참치어획∙캔가공 자회사인 세네갈의 스카사, 캅센 등과 협업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간 동원F&B 단독으로는 자금력 부족 등으로 대형 M&A가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동원산업 주도로 빠른 성장을 위한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식 교환을 통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방식)을 해소해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동원F&B 주주들은 배당금이 높아지는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동원F&B 배당금은 1주당 800원이었고 동원산업은 1100원이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