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P 연합뉴스 |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초반 기세가 만만찮다. 뉴욕 타임스 산하의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갈망해 온 슈퍼스타처럼 활약하고 있다”고까지 묘사했다. “현재 자이언츠 팬들을 설레게 하고, 상대 팬들을 짜증 나게 하고 라인업에서 그의 차례를 걱정하게 하는 선수”이자 “자이언츠의 11승4패 기록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방문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데뷔 첫 연타석 홈런(4회, 6회) 및 멀티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의 5-4 승리를 도왔다. 주말 양키스와 3연전 성적은 9타수 4안타(3홈런) 4볼넷 5득점 7타점. 생애 처음 양키스타디움에 선 그가 타석에 설 때마다 양키스 팬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활약 덕에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인터리그(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교류 경기) 도입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전에서 위닝시리즈(3경기 중 2승 이상)를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11승6패)를 제치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3승3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이정후의 시즌 성적(14일 현재)은 14경기 출전, 타율 0.352(54타수 19안타), 3홈런 16득점 11타점 3도루. 19안타 중 2루타 이상 장타가 12개(2루타 8개, 3루타 1개, 홈런 3개)다.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어깨 부상 전 출전했던 37경기에서 작성한 2홈런, 15득점, 8타점, 2도루 기록을 벌써 넘어섰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30으로, 에런 저지(1.228·양키스)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내셔널리그에서는 1위. 이정후는 양키스와 경기 뒤 “결과가 나를 말해준다”면서 “재활 기간 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고, 여러모로 나를 응원해 줬다. 이제는 팀에 보답하는 것이 내 전부”라고 했다.
팀에서는 칭찬 일색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전에 상대해 본 적이 없는 투수들을 만나는데도 이정후는 타격 기술로 이겨낸다”며 놀라워했다. 팀 동료 로건 웹은 “이정후는 정말 자신감이 넘치고 외야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면서 “그는 아마도 공을 인플레이하고 컨택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정말 멋진 선수이고, 훌륭한 팀 동료이며,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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