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종영한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 M&A 전문가 윤주노 역의 이제훈이 변호사 김대명, 회계 담당 안현호, 인턴 차강윤과 함께 산인그룹 M&A 팀을 꾸려 활약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제훈은 그동안 산인그룹의 각종 인수합병 문제를 해결하면서 친형을 죽음으로 몰고간 점보제약 주가 조작 사태의 실체를 파헤쳤다. 12회에서는 평소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산인그룹 전략기획실장 장현성(하태수)이 점보제약 주가 조작에 가담 했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이제훈이 치밀한 작전으로 그를 몰아내며 복수에 성공했다.
해외 성적까지 놓치지 않았다.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에서는 14일 기준으로 10점 중 8.2점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받았다. 다양한 이용자들은 “M&A라는 소재를 새롭게 알게 돼 재미있었다”, “그동안 봐온 'K-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르다. 협상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흥미로웠다”는 평가들이 달렸다.
아시아 OTT 플랫폼 뷰(Viu)에서는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도 '협상의 기술'에 대해 “'손자병법'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기업 내부의 치열한 권력다툼을 그렸다”고 극찬했다.
이 같은 '협상의 기술'의 성공은 안방극장에서 '반전'이란 반응이 나온다. 로맨스, 판타지사극, 액션 등 최근 인기를 모으는 소재가 아닌 데다 화제성을 높이기 쉬운 '웹툰 원작'도 아니기 때문이다. 흥행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거장'으로 불리는 안판석 감독의 연출, 제작진의 풍부한 자료 조사, 이제훈 등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등이 '깜짝 흥행'을 거둔 비결로 꼽힌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졸업', '봄밤' 등을 만든 안 감독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쌓아 올리면서 후반부에 몰아치는 연출 스타일을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해 M&A 세계를 시청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극본을 쓴 이승영 작가도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 등을 살려 실제와 가까운 기업 내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렸다.
주인공 윤주노 역할을 맡은 이제훈은 14일 진행한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의 소재가 특수성이 있어 접근성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결국 사람이 사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그린 것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의 기술'은 최근 정치, 경제, 사회 기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만큼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땅에 발을 붙인' 드라마라 생각한다”면서 “안판석 감독님이 '가짜'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계속 경계했고, 나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지극히 현실처럼 보이려 노력한 덕분에 드라마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협상의 기술'은 최종화에서 시즌2를 암시해 시즌제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낳고 있다. 막바지에 산인그룹을 쫓기듯 나왔던 장현성이 사모엘 펀드 이사로 재등장해 이제훈과 다시 한 번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드라마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충분히 시즌제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다. 시즌2 가능성이 열린 만큼 속편이 제작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h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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