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은행주가 올해 들어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일조했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동력을 잃은 데다가 경기 둔화에 금리인하 등으로 수익 원천인 이자이익 전망도 어두워진 탓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 두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던 은행지주 주가는 올해 중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4.7% 올랐던 케이비(KB)금융은 연초 대비 8.75% 하락했고,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비엔케이(BNK)금융지주·기업은행도 지난해에는 21.1∼47.5% 올랐으나 올해는 마이너스 행진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제이비(JB)금융지주 정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 중이다.
지난해에는 연초부터 정부가 추진했던 밸류업 정책이 은행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은행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고 은행들도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정책에 화답했다. 다만 이제 밸류업 기대감 반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가 계엄·파면 등으로 정책 불확실성도 짙어진 상태다.
은행주는 일반적으로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의 수익 원천인 이자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인하가 시작된 데다가 경기 둔화로 대출의 양과 질 모두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은 은행주에는 악재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로 마음껏 늘리기 어렵고, 기업대출은 수요 둔화 등으로 지난달 20년 만에 처음으로 잔액이 감소하기도 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존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기도 한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나아가 국내에서는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은행을 향한 사회공헌 압박도 거세질 공산이 크다. 이미 올해 들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은행장들을 만났고 최근에는 국민의힘 정무위 위원들도 은행권과 간담회를 열었다.
전배승 엘에스(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금융업종 보고서에서 “지난해 경기 흐름과 은행주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밸류업 모멘텀의 영향”이라며 “2025∼2026년의 저성장 환경 등 경기둔화 흐름은 은행업종 수익성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은행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주요 은행주는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였으나 제이피모간체이스 등 일부 대형은행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최근 반등했다. 안소은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대형은행들은 시장과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리스크로 관세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통해 리스크 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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