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 “죄송하다. 부끄럽다. 그렇지만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면목이 없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7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는 “그 해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이 뜨거웠던 이유는 당연하다. 기존의 순위, 질서를 깨는 우리 선수들이 뜨거웠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더 뜨거웠고, 노무현도 그렇게 이겼다. 국민을 믿고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고, 포용과 통합이 김대중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민주당의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서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완전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했다”라며 “당 선관위에서는 후보측과 어떤 설명이나 논의도 없이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를 발표했다. 후보들과 협의 없는 경선룰은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천지가 두렵고 전광훈이 무서운데 무슨 선거를 치르겠나”라며 “차라리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 명단에 오른 사람은 참정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는 게 더 솔직한 선택 아닌가. 그런 역선택이 민주당 경선에서 언제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계엄사태 이후 단 한 번도 예외없이 8:0 파면을 확신하면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의 위치는 광화문이 아니라 국회여야 하고, 정치를 통해 새로운 제7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쳤다”라며 “시민사회의 촛불과 정치가 할 일을 구분하고, 정치권이 선도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공화주의 질서가 반민주 세력에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나.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정치가 국민의 민주 역량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설계하겠나. ‘의원 총회에서 후보를 뽑겠다고 결정했다’면 차라리 민주당이 더 솔직해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선언을 했다”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인 87년 체제를 유지한 채 취임하는 21대 대통령은 누가 되어도 증오와 분노의 정치를 증폭시키고, 국민주권의 사유화 유혹과 정치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정 민주당의 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이 무엇인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려고 한다”라며 “당분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제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도 듣고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