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악연'의 클라이맥스는 이희준이 이끌었다.
지난 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에서 이희준은 '부채의 악연'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채남 역을 맡아 서늘한 광기와 절박한 생존 본능을 넘나드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강렬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채남은 투자 실패와 사채 빚에 몰려 인생의 끝자락에 내몰리자 결국 스스로 천륜을 저버렸다. 그는 아버지를 살해해 사망 보험금을 타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길룡(김성균 분)을 찾아가 살인을 의뢰한 것. 이희준은 사채 빚에 내몰리다 못해 벼랑 끝까지 간 뒤 감정이 완전히 마비돼 인간으로서 절대 갖지 말아야 할 선택까지 하게 되는 캐릭터를 촘촘한 표현력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충격을 안겼다.
그는 겉으로는 침착하고 이상적인 척하지만 그 말투와 눈빛에는 극도의 분노, 무너진 자존감이 교차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길룡 앞에서 툭툭 내뱉는 짧은 대사들 속에 체념과 광기를 담아냈고, 보험사 직원과의 대면 장면에선 감정을 억누른 억지웃음으로 불편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특히, 초반부터 빌드업 해가며 긴장감을 쌓아간 그의 연기는 후반부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그는 복수를 감행하지만, 상황은 점점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다. 폐건물에 갇혀 온몸이 묶이고, 기름을 뒤집어쓴 채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도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사채남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대목.
이희준은 공포, 체념, 살고자 하는 욕망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처절한 기세로 몰아치며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동시에 이희준의 응축된 연기 내공은 시청자들을 압도하며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이처럼 이희준은 사채남이라는 인물을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찌질하고 비겁한 인간’으로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그는 말투 하나, 움츠러든 어깨, 눈빛의 각도까지 디테일하게 설계하며 인물의 물리적·정신적 무너짐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특유의 건조한 어법과 묘하게 뒤틀린 억양은 인물의 심리를 리얼하게 드러냈고, 상대를 조용히 눌러보는 시선 처리, 침묵 속에서 감정을 끌어올리는 호흡 조절은 ‘심리 스릴러’ 장르의 무게감을 단단히 지탱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악역 연기 진짜 미쳤다",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실존 인물 같았다" 등 이희준의 신들린 연기에 열띤 반응을 보내며 "연기를 너무 잘해서 열받는다", "이런 현실적인 악인은 처음 본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이번 ‘악연’을 통해 다시 한번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깊은 내공을 증명한 이희준. 흔히 소비되는 ‘악역’이 아닌, 생존을 위해 도덕을 버린 인간의 복잡한 실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작품 전체의 서스펜스와 리얼리티를 견인한 이희준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다.
한편, 이희준이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은 지난 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이 공개됐으며, 공개 직후 국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높은 화제성을 모으며 호평 속에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