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키울때도 ‘기후동행’…배출 메탄 줄이는 ‘미생물 사료’ 국내 연구진 첫 개발

경상국립대-순천대 연구팀, 메탄 먹는 미생물 복합체 개발
실험 통해 메탄 배출 감소·소 건강 이상 無
국제 메탄 감축 목표 기여 기대
친환경 축산 기술로 주목도

반추동물 메탄 줄이는 기술 개발 개념도./경상국립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소 등 반추동물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미생물 복합체를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탄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을 직접 사료에 넣어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김선원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항노화 바이오소재 세포공장 연구센터장)와 이상석 국립순천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애니멀 마이크로바이옴’(Animal Microbiom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우의 반추위(第一胃)에 존재하는 메탄자화균(Methanotroph)과 이를 보조하는 메틸영양균(Methylotroph)의 복합체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복합체를 프로바이오틱스 형태로 가공해 실제 한우에게 투여한 결과 메탄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또 소의 성장이나 건강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 복합체를 ‘NC52PC’라고 명명했다.

소 등 반추동물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4배 강력한 온실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메탄 저감 기술은 주로 화학 첨가제나 사료 조절을 통해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이었지만, 소화 장애, 독성 유발 등 부작용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 교수는 “메탄 생성을 억지로 막는 것이 아니라, 반추위 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메탄을 다시 동물의 영양소로 전환시키는 구조”라며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반추위 메탄자화 미생물 군집(Rumen Methanobiome)’ 개념을 발전시켜 메탄 감축뿐 아니라 축산 생산성 향상까지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줄인다는 ‘국제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 이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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