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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은 늘 준비해야 하는 것…12·3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중앙일보 최서인.김지선.김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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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첫 형사 재판이 열리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첫 형사 재판이 열리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첫 공판기일에서 "군을 군정과 쿠데타에 활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며 "12·3 비상계엄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에서 열린 내란우두머리 혐의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오전 재판 동안만 약 42분 동안 직접 발언에 나섰다.



尹 "12·12, 5·18과는 다른 메시지 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동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동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제가 계엄을 선포한 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인데, 군정과 쿠데타, 장기집권 등 자체가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제거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후유증과 우리나라의 장래를 봤을 땐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받은 내란 재판을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저도 여러 사건을 하면서 12·12, 5·18 내란 사건의 공소장과 판결문을 분석했지만 이렇게 몇 시간 만에 비폭력적으로 국회 해제요구를 즉각 수용해서 해제한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했다는 것 자체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 같은 군사조치, 군정 실시, 쿠데타 이런 거랑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4년 봄부터 그림을 쭉 그려왔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며 "12·3 비상계엄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군정을 실시하고자 하는 계엄이 아니라는 건 계엄의 진행 경과를 볼 때 너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의 탄핵안 발의가 계엄 선포의 계기라고도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저도 비상조치라는 걸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11월 27일 또는 28일경에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들 탄핵발의 움직임을 보고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감사원장은 일반 국무위원과 달리 헌법기관"이라며 "11월 27~28일에 (김용현 장관에게) '월요일 상황을 보고,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발의를 안 하면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면서 준비시킨 것"이라고 했다.




"계엄은 늘 준비해야 하는 것"



방첩사 등에서 '체포조'를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 취지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제가 가진 생각을 김용현 장관에게는 다 이야기했지만 장관은 예하 사령관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며 "예하 사령관들은 자기들이 평소에 연습했던 비상 상황으로 봤기 때문에 저와 장관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서 비상 매뉴얼을 갖고 조치를 취했지 않나 생각된다"고 했다. 검찰이 앞서 국방부 장관으로 김용현 전 장관을 임명한 것이 '계엄 준비 과정'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계엄은 늘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합동참모본부 계엄과가 있고 매뉴얼이 있고, 여러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 발언은 검찰 측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며 발표한 PPT 내용을 페이지 순으로 반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윤갑근 변호사는 검찰 발언 뒤 "실제 비상계엄을 왜 했는지, 대통령이 의도한 계엄이 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답변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주소 묻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출석했다. 머리카락은 평소와 같이 가르마를 타 정돈한 채였다. 현직 재판부가 경호상 이유로 비공개 출석을 요청한 대통령경호처 신청을 수용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을 거쳐 오전 9시 50분쯤 곧장 법정으로 들어왔다. 윤갑근 변호사 옆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들에게 웃으며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의 이름과 직업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진행하며 "직업은 전직 대통령이고, 주거지는 어떻게 되시나"라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서초4동 아크로비스타 XXX호"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관저를 떠나 서울중앙지법에서 대로 하나를 마주보고 있는 서초동 사저로 이사했다.


이날 검찰 측은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는 PPT를 준비해 약 1시간 7분 동안 발언했다. 이찬규 부장검사는 "피고인과 김용현은 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 강행, 정권퇴진 집회 시도, 국무위원 등 다수 고위공직자 탄핵 시도, 예산 삭감,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등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이는 헌법상 비상계엄 선포 요건인 국가비상 사태, 병력으로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발언 동안 주로 무표정으로 자료를 들여다봤고, 윤갑근 변호사와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후 2시 15분부터 오후 재판을 이어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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