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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협상의 기술' 이제훈 “'가격' 아닌 '가치'로 인정받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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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배우 이제훈.


배우 이제훈이 JTBC '협상의 기술'을 통해 '시청률 강자'의 힘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 M&A 전문가 윤주노 역의 이제훈이 변호사 김대명, 회계 담당 곽민정, 인턴 차강윤과 함께 산인그룹 M&A 팀을 꾸려 활약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달 8일 3.3%(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한 시청률은 최종화에서 10.3%를 찍으며 '10%의 벽'을 깼다.

이제훈은 이를 통해 2021년 이후 주연드라마를 전부 10%대 반열에 올린 '진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2021년 4월 '모범택시'(16%)를 시작으로 2023년 '모범택시2'(21%), 지난해 '수사반장 1958'(10.8%)까지 줄지어 시청률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훈은 14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협상의 기술'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자신의 다작과 흥행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드러내면서도 “최소한 내가 출연하는 작품만은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시청자들이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면서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고, 그 시각이 투영된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배우로서의 올곧은 가치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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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


-종영 소감은?

“전날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 같이 만나서 회식을 했고, 집에 와서 마지막 방송을 봤다. 이렇게 끝나는 게 어떤 작품보다 아쉽다. 당장이라도 이번 주말에 다음 이야기가 방송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운이 길다. 아직 떠나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

-시즌2 가능성은 어떤가.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났다. 이후 이야기가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놨다. 그렇게 후속 이야기가 나오길 원하는 사람 중 하나다. 내가 '시즌제 전문가'라 불리는데, '협상의 기술'은 미국드라마처럼 시즌5 이상 갈 수 있는 스토리라 생각한다. 만약 제작사와 방송사의 니즈가 있다면 시청자 반응을 귀 기울여 시즌제가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시청률이 10%대를 넘기며 흥행했다. 예상했나?

“작품 소재가 특수성이 있어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 주실까 싶었다. 접근성이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다만, 내면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보편적인 이야기다. 시청자가 계속 유입되는 지표를 보니 고무적이었다. '협상의 기술'이라는 제목 자체가 딱딱하거나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세상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시청자가 몰입을 해서 봐주지 않았나 싶다. 시작했을 때 시청률보다 최종 시청률이 3배 이상 넘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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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


-출연하는 작품마다 시청률 잘 나오는 대본을 잘 고르는 기술이 있나?

“운이 좋았다. 나 역시 드라마,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취향의 폭이 넓다. 세상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질지 생각해본다.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지 않나. 그런 만큼 드라마 보는 것은 돈과 시간을 들이는 일이다. 그래서 최소한 내가 출연하는 작품만은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시청자들이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면서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고, 그 시각이 투영이 돼 작품을 고르는 것 같다. 사실 운이 좋은 게 크다.”

-'팬'을 자처했던 안판석 감독과의 첫 호흡은 어땠나?

“안판석 감독님 작품을 거의 다 봤고, 안 감독님과 언제 만날까 고대하고 있었다. 이 대본을 받기 전에 안판석 감독님이 연출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더 기대가 컸다. 최근 작품들이 로맨스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하얀거탑'과 같은 장르물이어서 더 궁금증이 컸다. 감독님은 판타지적인 이야기도 최대한 현실적으로 담으려는 노력을 하시는 분이다. 이전 작품과 결이 비슷하지만, 땅에 더욱 발이 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가짜'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계속 경계하셨다. 감독님의 노력을 보면서 나 또한 인물을 접근할 때 계속 현실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그게 정말 즐겁고 좋은 과정이었다.”

-극 중 '협상의 달인' 윤주노 캐릭터를 맡았다. 실제로 협상을 잘 하나?

“윤주노 캐릭터를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2021년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후 운영하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감정적이 되는 상황이 생기더라. '이건 불합리하지 않나, 왜 나에게 이렇게 하지?' 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생겼다. 그런 상황들이 생길 때마다 괜히 내가 회사를 차려서 고생을 하고 있나, 배우 일만 해도 벅차고 정신이 없는데 생각했다. 그런데 윤주노 캐릭터를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회사를 이끌고, 협상을 할 수 있는지를 정말 크게 배웠다. 결국엔 '진실성'이 통한다는 걸 알았다. 왜 이걸 하고 싶고, 해야 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은 뭘 원하는지를 이른바 '까놓고' 말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감추고 에둘러서 말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솔직함과 진실성을 가감없이 보여주려 노력한다. 듣는 사람에게 그 마음이 잘 전달된다면 못 해낼 것이 없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보니 점점 그릇이 커져가는 게 느껴진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떤 투자 방법을 배웠나.

“투자나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데도 항상 섣부르고 어렵다. 다만, 경험들과 나름대로의 포트폴리오가 쌓이면서 과감성이 줄었고, 돌다리를 한 번 더 짚고 간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어려워진다. 아는 것이 많으면 더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게 딱 맞는 것 같다. 사실 그렇게 큰 금액을 투자 등에 사용 하진 않는다. '이 정도 밖에 안 돼?' 이런 말이 나올 정도다. 전에는 국내만 생각했는데 이젠 해외 쪽도 들여다보고 있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개발도상국 투자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투자에 대해서는 결과로 끝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죽을 때까지 내 끝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욕심과 욕망은 끝이 없다. 그래서 '업 앤 다운'이 공존하는 인생이라 생각하며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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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




-로맨스를 못 해서 아쉽다는 말을 전에 했는데 이번에도 장르물이었다.

“안판석 감독님과 이번에 인연이 됐으니까 다음 작품에서 로맨스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 물론, 협상의 기술2'로 불러주신다면 훨씬 행복하겠지만, 로맨스나 코미디를 하실 떄 나를 한 번쯤 떠올려 주신다면 너무나도 감사하겠다. 정말 하고 싶다. 하하!”

-장현성, 김학선, 오만석 등 '안판석 감독' 사단과 호흡 맞춘 소감은?

“'안판석 감독 사단'에게 나와 김대명 선배가 들어갔다. 안 감독님은 정말 딱 시간을 맞춰 모든 것을 해낸다. 그 배경에는 이미 호흡을 맞춰본 다른 배우들의 힘도 컸다. 다들 정말 놀랄 정도로 준비를 해오셨다. 그래서 너무나 긴장을 하게 됐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가야 했다. 그런 노력들과 호흡이 잘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윤주노의 백발은 어떻게 완성됐나.

“윤주노의 백발은 감독님이 확고하게 생각하셨다. 그런데 모든 촬영 마다 백발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이 정말 원하셨다. 특수분장 수준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윤주노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렇게 카메라에 담긴 모습을 보고 다들 만족스러워 했다.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하면서 혹시라도 외부에 노출될 까봐 감추려고 온갖 노력을 했다. 가발을 붙일 때에도, 제거를 할 때에도 어렵고 두피가 뜨거웠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윤주노의 미스테리한 힘과 매력을 보여주는 데 백발 만큼 탁월한 이미지가 있었나 싶다. 그동안 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이런 모습은 '협상의 기술'이 유일하다 생각한다. 기쁘고 자랑스럽다. 시즌2가 나온다면 백발은 유지할 거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까 흰머리가 좀 나고 있는데, 언젠가는 자연 백발로 윤주노 캐릭터를 연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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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


-'협상의 기술' 종영 후에도 바쁘다. 최근 '시그널2'와 '모범택시3'을 동시에 촬영하고 있는데.

“스케줄적으로 너무 바쁘다. 제작사들에 한없이 죄송하다. 한 작품에만 집중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 두 작품을 병행해야 해서 그야말로 양측에 '협상'을 하고 있다. 단지, 저 스스로는 '내려놨다'. 제작사 분들께 '날 마음대로 하셔라', '나를 갖다 쓰셔라', '최소 올해는 나의 개인 인생은 없다' 선언했다. 주변에서는 언제 쉬냐, 개인의 행복을 찾으라는 질문과 조언을 많이 해주는데 올해 난 포기했다. 올해는 열심히 농사만 지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시즌제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계속되는 캐스팅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 배우는 작품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배우'라는 걸 앞선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면, 가성비가 괜찮으면서 쓸 만한 배우라는 점을 제작진이 잘 봐준 것 같다. 난 작품 컨디션에 맞춰 '윈윈'하는 비용을 받는다. 하하! '가격'이 아닌, '가치'로 인정받고 싶은 거다. 앞으로도 배우로서의 가치를 작품으로 계속 보여주고 싶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hll.kr

사진=컴퍼니온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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