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ARS 입장 시스템에 따라 입장하면서 세계 카지노 가운데 유일하게 매일아침 '입장전쟁'이 펼쳐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한때 대한민국 카지노 산업의 아이콘이자 ‘폐광촌 기적’의 상징이었던 강원랜드. 하지만 지금의 강원랜드는 그 영광을 뒤로한 채, 규제의 덫에 갇혀 변방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14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월, 강원도 정선의 폐광촌에 문을 연 강원랜드는 개장과 동시에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카지노 시장을 주도했다.
이 시기 강원랜드의 성공은 마카오,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의 카지노 산업 성장에 불을 붙였다.
마카오는 2001년 카지노 시장을 해외에 개방한 후 2007년부터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등극했다.
싱가포르는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라는 복합리조트의 성공으로 관광산업 혁신을 이끌었고 이후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도 카지노를 기반으로 관광과 고용을 창출하며 지역경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홀로 도태됐다. 대한민국 정부가 ‘사회적 부작용 방지’라는 명분 아래 각종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다.
출입일수 제한, 베팅 한도,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강원랜드의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됐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1년 입장객은 208만명으로 급감, 매출도 바닥을 찍었다.
현재 강원랜드의 구조는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공급에 갇혀 있다.
하루 영업시간은 20시간, 월 출입일수는 15일(실질적으론 10일 수준), 베팅 한도는 30만원, 테이블은 200대, 슬롯머신은 1360대에 불과하다. 하루 입장객 7000명을 수용하는 공간에서 실제 게임 좌석은 2000여석뿐이다.
좌석은 선택이 아닌 추첨과 대기표 경쟁을 거쳐야 얻을 수 있으며, 좌석 매매와 대리 베팅이 성행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
아시아 각국이 카지노를 관광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키우는 동안, 강원랜드는 독점적 지위에 안주해 규제와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폐광촌 기적’이 아닌 ‘도박장’ 이미지만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일본은 2030년 오사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있고, 태국도 2028년까지 방콕 등 주요 도시에 5곳의 카지노 리조트 개장을 예고했다. 강원랜드의 입지는 이들 경쟁국에 밀려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강원랜드 주가는 지난 8일 1만4920원까지 떨어졌다가 14일 1만5200원대로 소폭 반등했지만 대표이사 장기 공석 사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카지노 입구는 소형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24시간 카지노 영업을 하면서 강원랜드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강원랜드는 규제에 갇혀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만 아시아 카지노 산업은 급팽창하고 있다”며 “규제 강화가 오히려 풍선효과를 불러일으켜 역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고황명예교수 역시 “2030년 일본 오사카 카지노가 개장하면 강원랜드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시설과 서비스, 규모 모든 면에서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ino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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