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외딜러 행사에 참석한 곽재선 KGM 회장(중간) |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총 6만2천378대를 해외에서 팔며 쌍용차 시절이었던 2014년 이래 10년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2년 KGM으로 새 출발한 이래 매년 평균 17%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고, 이는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KGM은 토레스 등 신차를 꾸준히 출시하며 칠레, 파라과이,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튀르키예 등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진출이 적었던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KGM은 지난 11일 튀르키예와 헝가리, 폴란드, 독일, 노르웨이 등 11개국 대리점 딜러 20여명을 국내로 초청해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의 국내 시승 행사를 열었다.
곽재선 KGM 회장 |
KGM을 이끄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시장에서 1만대를 팔기보다 여러 시장에서 1천 대씩 팔아 1만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KGM은 계속해서 신차를 만들 것이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라는 점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그는 이날 소개된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인 무쏘EV에 대해 큰 기대를 드러냈다.
곽 회장은 "우리나라는 픽업이라고 하면 짐차, 용달차와 같은 업무용 차라는 생각하는데 그 생각을 바꿔보고 싶었다"며 "승용차와 픽업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승용차 고급 사양도 적용하고, 디자인도 중요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쏘EV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해외딜러 초청행사에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곽 회장은 행사 처음부터 자리를 지키며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을 출발해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까지 시승하는 해외 딜러들을 직접 배웅했다.
그는 "KGM은 현대차, 기아와 같은 직영제도가 없어 딜러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해외딜러 입장에서는 KGM은 '원오브뎀'(여럿 중 하나)일 뿐이라 제가 재작년부터 직접 딜러들을 만나 우리 차를 전시장에 놔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이 직접 나서니 이제는 우리 차만 하는 딜러들도 있고, 튀르키예는 우리 전기차가 현대차, 기아가 앞설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다"며 "그만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GM은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선 아직 한국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량을 판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곽 회장은 "미국 시장 진출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워 당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재작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차·기아는 큰물에서 많은 물고기를 잡고, 우리는 작은 물에서 다양한 물고기를 잡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달에 4∼5대가 팔리는 피지, 폴리네시아, 말리 등의 나라에서는 KGM이 굉장히 훌륭한 차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전략이 우리나라 경제로서는 훨씬 낫다고 본다"고 했다.
KGM은 중국 BYD(비야디) 배터리를 탑재하고, 체리차와 전기차 개발 협력을 가속하는 등 여러 해외브랜드와 손을 맞잡고 있다.
곽 회장은 "앞으로 자동차 시장은 혼자서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현대차도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하고 있고, 폭스바겐 플랫폼은 공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회사들이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의미이고, 우리고 계속해서 (이러한 협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KGM 해외딜러 행사 |
곽 회장은 기업 회생 전문가로 불리며 존폐 위기에 몰린 회사를 정상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업계 평가를 받는다.
그가 이끄는 KG그룹은 경기화학, 세일기공, 동부제철, 쌍용차를 KG케미칼, KG상사, KG스틸, KGM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시켰다.
곽 회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됐지만 자동차 사업이 제일 힘들다. 하루에도 열 번씩 왜 인수했나 싶다"라면서도 "제가 KGM의 7번째 회장인데 8번째 회장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우리가 회사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여기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산업은 BtoB(기업대 기업)와 BtoC(기업대 소비자)가 각각 50%씩인 산업이고, 이 두가지가 시차가 다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며 "최대한 비용 적게 들이고 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공유할 건 공유하고, 시장 한군데 '몰빵'하기보다 작은 시장을 넓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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