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가 이뤄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 하버드대 근처의 한 고급 아파트. (CBS방송 유튜브 갈무리) |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미국 하버드대 인근의 한 고급 아파트가 알고 보니 시간당 최대 600달러(약 88만원)의 요금을 받는 고급 성매매 업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스턴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명 콘도 단지에 자리잡 있어 아름다운 도시 전망을 자랑하는 이 고급 아파트가 성매매 업소로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이 고급 성매매 업소의 운영자는 한국계 여성 한 리(42)다. WSJ은 "한국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그녀는 수년간 성 노동자로 일하다가 마담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리의 연방 국선 변호인은 "리는 가난하게 자랐고 술 마시고 학대하는 아버지가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동시에 "성매매 여성들에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지급했고, 원하면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매사추세츠주 당국은 이 업소를 이용한 고객들을 기소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고객 명단에 바이오 기술 기업 임원, 군 장교, 의사, 변호사 그리고 케임브리지 시의원 등 정치인들까지 올라 현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보스턴의 소위 '잘 나가는' 남성들이 일개 성매매 업소에 자신의 개인 정보를 스스럼없이 제공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업소에 예약하기 위해서는 검증 절차가 따랐는데 여기에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와 더불어 "기존 고객이나 다른 업소의 추천을 받아와야만 신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요구 조건도 있었다.
검찰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업소가 고객을 철저하게 선별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 업소는 감시망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매사추세츠 지역의 상류층 남성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직장 잃고 인생 갈기갈기" 업소 고객들, 신상 공개 선처 호소
검찰은 당초 성매매 업소의 고객 수를 2800명 이상으로 추정했지만, 현시점에서는 성매매 업소 운영자와 400개 이상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28명에 대해서만 기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변호인들은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에 "이들은 일개 평범한 시민이다. (신상이 공개되면) 이들은 직장과 직업을 잃고 인생이 갈기갈기 찢길 것"이라며 익명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현지 법원은 "이 사건의 정당한 공익이 피고의 사생활 보호권보다 중요하다"면서 성매매 혐의를 받는 업소 고객들의 신상 공개를 결정, 법정에서 이들의 이름을 낭독했다. 기소된 남성 일부는 첫 심리에 법정 출석을 거부했고, 다른 일부는 변호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공개된 업소 고객 중 가장 논란된 이는 폴 토너(58) 케임브리지 시의원이다. 그는 이 업소에 최소 12번 방문한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폴 토너는 지난달 시의회에서 위원장 및 공동 의장 직함 5개를 박탈당했다. 그는 "이 사건에 연루돼 부끄럽다"면서도 "(의원직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첨단 폐수 처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테크 기업의 CEO 등도 업소 고객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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