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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변덕에 조기 대선까지…불확실성 속 '취임 100일' 시중은행장 리스크 관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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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관세 등 대외 리스크 예의주시
기업금융과 외환 여신 건전성 관리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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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취임한 시중은행장들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및 은행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민의힘-은행권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올해 임기를 시작한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이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은행장들은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와 환율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6월 초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전념해야하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을 경계해야하는 시점에 은행장들은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11일), 강태영 농협은행장(12일)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한 연임에 성공하며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5대 은행장들의 임기는 오는 2026년 말까지다.

주요 은행장들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나 메시지 없이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내며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과 조기대선 정국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상호관세 정책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며 외환자산과 기업금융 건전성도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실적은 '리딩금융'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은행장들은 실적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지난 9일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시중은행장들과 은행연합회장을 만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 등 계획과 관련해 논의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조치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 금융의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은행권에선 상호관세 부과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우려가 커질 것을 우려해 금융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BIS자본비율 규제와 관련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대출에 대해서는 RWA(위험가중자산) 산출시 위험 가중치를 하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외에도 은행권에선 금융사고 공시 이원화, 가상자산 관련 1거래소 1은행 규제 완화 등에 대한 목소리나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 직후 정무위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은행이 자금을 적절하게 공급해 줘야 가계와 기업이 숨통을 틀 수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고 다 같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이렇듯 시중은행장들은 취임 이후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탄핵정국으로 대통령 부재 속 혼란을 겪는가 하면 6월 초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은행권과 접촉하며 정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요구에 의해 2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한 은행권에 정치권의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은행권과의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이재명 전 대표는 은행장들에게 "강요하거나 강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으나 금융당국에 이은 야당 대표의 은행 압박은 지나친 경영권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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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경계해야하는 상황에서 은행장들은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팩트 DB


이 가운데 최근 은행권은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로 환율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환율 상승은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CET1비율 관리는 중요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70여개 국가에 향후 90일간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에서 전날보다 6.5원 떨어진 1449.9원에 마감했다.

불확실성을 경계해야하는 상황에서 은행장들은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들은 환율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업금융과 외환 여신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전반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실 여신의 규모, 연체율 등이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만약을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적인 시각으로 대내외 상황이 안정화 될때까지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올해는 건전성 관리를 통한 안정적 영업이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에게 경제 방파제 역할에 대한 목소리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어려운 기업들의 자금 지원 뿐만 아니라 건전성과 밸류업 정책도 동시에 신경써야하기 때문에 난관이 많을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각 은행장들은 비상점검회의를 통해 시장을 모니터링 하고 적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이환주 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각각 비상대책위원회와 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NH금융그룹은 지난 6일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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