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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부메랑…취임 석 달 만에, 美 침체 확률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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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경제 전문가 64명 조사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폭격을 퍼붓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경기 침체 확률이 급증했다는 미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관세 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4~8일 경제 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45%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조사 당시 22%에서 두 배나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연율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석 달 전인 1월 2% 전망에서 크게 하락했다. 만약 이 수치가 현실화 되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침체를 겪었던 2020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 된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2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월 전망치 2.7%에서 대폭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2026년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4.3%에서 4.7%로 올라갔다.

경제학자들의 경기 전망이 불과 석 달 만에 이처럼 비관적으로 변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관세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 결정을 미루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물가는 뛰고 경기는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2025년 미국 평균 관세율이 무려 1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조세 재단 집계 기준 2.4%로, 전문가들은 올해 안으로 관세율이 약 9배 가량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1월만 해도 10%포인트 상승을 예상했지만, 트럼프 2기 집권 후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이코노클라스트의 마이크 코스그로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기존에는 관세를 협상 도구로 봤지만 이제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행운"이라며 "트럼프는 기업들이 적응할 시간을 더 줬어야 했다. 관세는 글로벌 경제에 거대한 충격"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전 세계 모든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전면 발효하기 직전 시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강공을 펼쳐 왔지만 최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스마트폰·PC 등 주요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추가로 면제하며 일부 후퇴했다. 무차별적인 관세 정책으로 미 주식·국채 투매가 속출하고,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내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관세 공격 수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충격은 일부 줄일 수 있게 됐지만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과 경제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해 우방인 유럽연합(EU)·캐나다가 대미 보복 조치를 시사했고 미국도 추가 관세 카드를 뽑아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월요일(14일)에 그 답을 주겠다"고 말해 조만간 반도체 관세 발표를 예고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가 일시적인 조치며, 약 한 달 뒤 별도의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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