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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오세훈-유승민 이탈…‘반탄파’ 김문수-나경원 연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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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2/뉴스1 ⓒ News1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후보 등록일 시작(14일)을 하루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불참을 잇따라 선언한 건 최근 당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추대론과 경선룰을 둘러싼 내홍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구도의 조기 대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찬탄(탄핵 찬성)파 대선주자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자 중도보수 성향의 대선주자들이 먼저 경선에서 이탈한 것이다. 반면 반탄(탄핵 반대)파 대선주자들은 이틀 연속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후보 단일화 불씨를 지피는 등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 중도보수 吳-劉 경선 불참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오 시장은 당초 13일 출마 선언을 하려 했지만 전날(12일) 오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 공지를 두 시간 전에 내고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밝힌 것. 오 시장은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당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깊은 아쉬움과 염려를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 50여 명이 당 밖 인사인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려 움직이고, 당 경선 또한 변화 대신 ‘찬탄’(탄핵 찬성파) 대 ‘반탄’ 구도로만 흘러가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주변에 토로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친윤계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 출마 성명서 발표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참모들에게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사퇴 회견에서 “지금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니다”라고 했다.

당 경선이 끝난 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자는 ‘빅텐트론’ 또한 오 시장의 불출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거래허가제 번복 논란과 이른바 ‘명태균 리스크’로 오 시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좀 처럼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령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뒤 한 권한대행 등과 단일화에서 패하면 시장직만 잃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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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4.11/뉴스1 ⓒ News1


유 전 의원은 13일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경선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그는 11일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은 이재명에게 정권을 갖다 바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선출한 후보가 아니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다만 유 전 의원 측은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 반탄파 金-羅는 연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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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에 앞서 음식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4.12/뉴스1 ⓒ News1


중도 보수 후보들이 이탈한 가운데 반탄파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은 12일 나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인근에서 취업·주거 문제 관련 청년간담회를 함께 했다. 11일 ‘연금개악 규탄집회’에 함께 참석한 데 이어 연이틀 공동 행보에 나선 것.

김 전 장관은 나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조금 있으면 (경선 후보가) 4명이 되고, 2명이 된다”며 “나 의원 하고 대화도 하고 다른 후보 누구와도 만나 뵙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김 전 장관과) 심도 있는 관계로 진전될지, 최종 1대1이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김 전 장관은 저와 생각이 공유되는 부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 따라 합종연횡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반탄 진영에서 세 모으기 움직임이 더욱 빠르게 시작된 것이다. 나 의원과 함께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5선 중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1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중도후보들 먼저 경선에서 이탈하면서 반탄파만 부각되면 경선에 대한 중도 보수층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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