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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선룰 50-50% 변경에…“어대명 추대냐” 非明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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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4.9/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기존 ‘100% 국민경선’ 대신에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을 하기로 한 것을 두고 내홍이 커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은 “국민경선 원칙을 파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 간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김 지사와 김 전 의원이 경선 룰 변경에 반발하면서 경선 불참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역선택 방지’ 초점, 새 경선 룰 도입

민주당 특별당규위원회는 12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특별당규를 발표하면서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앞선 2017년과 2022년 대선 경선 땐 선거인단으로 모집된 일반국민과 대의원, 권리당원에게 모두 동일한 1인 1표를 보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선규칙을 올해도 적용하면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집단적인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 한정한 국민참여경선을 하겠다는 취지다.

친명(친이재명)계는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2차 경선까지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이재명 전 대표가 3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크게 패한 것을 두고 “특정 집단의 역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춘석 특별당규위원장은 “민주당 공직 후보 선출 방식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해 왔다”면서 “(국민참여경선이) 지금 제도 내에서 역선택을 막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로 추출한 선거인단 100만 명을 여론조사기관 2곳에 50만 명씩 나눠 실시한 뒤 합산할 예정이다. 역선택을 막기 위해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만의 응답만 집계한다.

권리당원 투표는 16세 이상으로 당원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약 115만 명이 참여할 수 있다. 19일부터 27일까지 전국 4개 권역(충청, 영남, 호남,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경선에서 얻은 각 후보별 권리당원 득표결과와 앞서 진행된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이 같은 특별당규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 당원 투표, 14일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 김경수 “빛의 연정 나설 것”

비명계 대선 주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지사는 13일 캠프 개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들러리 경선, 의미 없는 경선으로 가는 것 같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지금 당원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데, 당원들이 올바로 잡아주길 간곡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 전 의원도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경선’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숙고하겠다”며 경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의원 측은 “경선의 당사자인 후보 측과 룰에 대해 협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면서 “민주당이, 야당 지도자를 인정하지 않고 불통으로 일관했던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닮아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 소속 양기대 전 의원은 “국민경선 포기는 국민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을 믿지 못하는 자신없는 정치, 뜻있는 국민이 지지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선 룰 변경을 두고 친명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경선캠프에 참여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역선택 우려가 과한 것이 사실”이라며 “비명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관점에서 국민경선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아쉽다”고 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추진했던 세종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완전히 이전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는 “내란에 반대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세력이 함께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빛의 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합의를 만들어 내겠다”며 “다음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경선 규칙에 대해선 “경선 룰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권리당원뿐만 아니라 당비를 납부한 적 있는 (일반)당원에게까지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열어주는 것이 민주당 국민경선 취지에도 맞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과 혁신당, 진보당 등 야5당은 이르면 이번 주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문제 등을 담은 합의문을 공개하고 대선 연대에 나서기로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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