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쇼트트랙 곽윤기 ⓒ News1 안영준 기자 |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쇼트트랙 곽윤기(36)가 2025-26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곽윤기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쇼트트랙 선발전을 마친 뒤 "30년 쇼트트랙 여정은 오늘 여기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윤기는 2007년 헤이렌베인 쇼트트랙 월드컵 5000m 계주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50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대회에서 45개의 금메달, 32개의 은메달, 27개의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쇼트트랙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곽윤기는 "고백하자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났을 때부터 (선수를 계속하기엔) 체력적으로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면서 "하지만 그대로 은퇴하면 분명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후회 없이 은퇴하기 위해 이번 시즌 모든 걸 쏟아부었고 가진 걸 다 바쳤다.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후련하다.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겠다"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
곽윤기가 빠진 이번 국가대표팀에는 곽윤기와 18살 차이가 나는 임동언(18·노원고)가 발탁되는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핑크머리의 곽윤기. 2022.1.3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곽윤기는 "두 감정이 공존했다. 하나는 따라가기가 너무 버겁다는 속상함이었고, 하나는 한국 쇼트트랙에 꼭 필요한 보물들이 드디어 나타났다는 기쁨"이라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쇼트트랙 팬이 돼서 후배들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곽윤기는 선수 시절 개성이 강한 선수였다. '핑크 머리'로 염색하거나 쾌활한 성격을 앞세운 팬 서비스 등으로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 최근에는 유튜버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작은 체구를 앞세워 빠르게 공간을 파고드는 경기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곽윤기는 "어떤 분은 핑크 머리로, 어떤 분은 인코스의 달인, 어떤 분은 최고령 스케이터로 각각 다양하게 기억해 주신다는 점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쇼트트랙과 유튜브에서 모두 왕성한 활동을 했던 그인 만큼 은퇴 후 제2의 인생은 어떻게 설계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곽윤기는 질문을 받고 긴 시간 고민하더니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어려움 속에서 오랜 시간 버티다 보니, 당분간은 모든 압박에서 벗어나서 잠시 쉬고 다 비워내고 싶다"면서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터뷰를 마쳤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에서 2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곽윤기(오른쪽에서 두 번째). 2022.2.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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