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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기 "30년 쇼트트랙 여정 마무리…보물같은 후배들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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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동계올림픽 선발전 마친 뒤 은퇴 선언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곽윤기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13 jinxijun@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10년 넘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스타로 활약해 온 곽윤기가 빙판을 떠난다.

곽윤기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마친 뒤 "30년 쇼트트랙 여정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마무리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곽윤기는 1, 차 선발전 랭킹 포인트 합계 5점을 획득, 11위에 머물러 상위 8명까지 뽑히는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곽윤기는 "솔직히 말하면 마음 속으로 은퇴에 대한 준비는 조금 전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족스럽게 준비하지 못했고, 미련과 후회가 남을 것 같아 은퇴하지 못했다"며 "이번 선발전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쇼트트랙을 하면서 공간을 바꾸는 매력을 가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경기장이지만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며 "이번이 21번째 선발전이더라. 나 다운 모습을, 좋은 기술을 선보이고 싶었다. 12일 경기에서 보여드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종목에서 활약해주신 선배님들을 보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 곽윤기는 "사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부터 '체력적으로 쉽지 않겠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너무 좋은 선수들이 나타나서 굴복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고양시청을 떠나 이번 선발전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

곽윤기는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서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소속팀에서 나온 후 그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잘됐을 때 모습만 바라보면서 올림픽 선발전에 도전했다. 보장되지 않은 승부에 도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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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충북 진천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3~2024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1,500m 예선 3조 경기, 고양시청 곽윤기가 활주하고 있다. 2023.04.18. kgb@newsis.com


곽윤기가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은 2007~2008시즌이다. 이후부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있던 2021~2022시즌까지 줄곧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대표팀 막내로 나서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획득에 힘을 더한 곽윤기는 발목 부상 여파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계주 멤버로 나서고도 메달을 따지 못했던 곽윤기는 '맏형'으로 나선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합작하며 12년 만에 미소를 지었다.

곽윤기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곽윤기는 "사실 2014년부터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것이 지금까지 왔다"며 "올해까지 도전한 것은 동기 이정수 덕분이다. 지난해 동기인 이정수가 국가대표가 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나이가 많아서 쉽지 않다'는 핑계 뒤에 숨었는데 정수가 국가대표가 되면서 '나이는 숫자야'라고 증명해줬다. 희망과 용기를 줬다"며 "1차 선발전이 끝나고 정수가 자기가 못 다한 힘을 주고 가겠다면서 손을 잡아주더라. 2차 선발전에서 정수 몫까지 달려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 곽윤기'의 마지막 무대가 된 이번 선발전에서 '샛별'이 대거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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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1위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한 한국 곽윤기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2.02.11. bjko@newsis.com


고교생 임종언(노원고)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해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또 대학교 2학년생인 신동민(고려대)이 3위에 올라 대표팀에 승선했다.

곽윤기는 "후배들과 경쟁하며 속상함과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다.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든 한편 '기다리던 보물이 이제 나타났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쇼트트랙이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많이 보여줄 수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후배들이 한국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이제 팬으로서 응원하겠다"고 했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꼽아달라는 말에 곽윤기는 "직접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진실과 성실, 겸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 세 가지가 내가 선수 생활을 지금껏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곽윤기는 "팬 분들이 나를 여러가지로 기억해 주신다. 어떤 분은 핑크색 머리카락으로, 또 어떤 분은 인코스 추월의 달인이라고 기억해주실 것"이라며 "어떤 것이든 좋다. 나 다운 모습을 여러가지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홀가분하고 후련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 윤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곽윤기는 차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곽윤기는 "후배들이 계속 성장했고, 그 속에서 버텨왔다. 그래서 일단 쉬고 싶다. 지금은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 비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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