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11일 기준 4.493%에 달했다. 4일 3.991%와 비교하면 무서운 급등세로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상호관세 부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와중에 발생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반면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받아들여져 두 자산의 등락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 아제이 라자디야크샤는 “채권이 왜 이렇게 요동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혼란스러워하며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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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채를 다량 보유한 세력이 ‘정치적 이유’로 시장에 대규모 투매를 했다는 의혹이 월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SMBC닛코증권의 오쿠무라 아타루 수석 금리 전략가는 “중국이 보복으로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일 유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하루 30∼40원씩 오르내리며 급등락을 거듭했다. 원·달러 환율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선고한 지난 4일 1434.1원(이하 주간거래)까지 떨어졌다가 상호관세가 발표된 9일 장중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 대상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에 하락 전환해 11일 야간거래에서 1421.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한 주간 변동폭은 66.6원으로 지난해 7월 서울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오전 2시로 연장된 이래 가장 큰 폭이었다. 트럼프의 과격한 관세정책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 하락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달러 인덱스는 100선 아래로 떨어지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일 장중 99.005까지 떨어지며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필웅 기자, 김수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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