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5월3일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연다. 이를 20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결집하는 분위기다. 선두를 달리는 김 전 장관에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나란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 중 보수·중도층 지지를 모두 받는 ‘압도적 1강’은 없는 상태다. 이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경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국민의힘 경선 판세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20명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한정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호도’는 김 전 장관이 30%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 전 대표와 홍 전 시장이 14% 동률을 기록했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 시장(9%), 안철수 의원(7%),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 전 의원(3%)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 열 명 중 네 명(42%)꼴로 김 전 장관을 지지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강경보수 노선을 고수한 김 전 장관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김 전 장관을 추격하는 한 전 대표(17%)와 홍 시장(16%)은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10% 후반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도층 지지가 이 후보에게 쏠린 결과로 분석된다. 결국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에게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것이 큰 숙제가 됐다.
전체 응답자 대상 조사에서 중도층의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주자는 유 전 의원(14%)이었다. 중도층이 유 전 의원 다음으로 선호하는 후보는 김 전 장관(13%), 안 의원(12%), 한 전 대표·홍 전 시장(10%), 오 시장(6%) 순이었다. 이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전체 응답자 대상)에서 유 전 의원은 14%의 지지율로 김 전 장관(18%)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 전 장관과 유 전 의원에 이어 한 전 대표(11%), 홍 전 시장·안 의원(10%), 오 시장(7%)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의 낮은 지지(2%)로 인해 국민의힘과 무당층 한정 조사에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 참여하는 1차 경선 여론조사로 후보 4명을 압축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규칙은 진보·중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유 전 의원은 이번 경선 규칙에 대해 “옳지 않은 길에는 발을 딛지 않겠다”고 비판하며 끝내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이나 중도 확장성이 높은 유 전 의원이 경선에 불참함에 따라 경선 판도는 새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선·경선 불출마 주자들의 지지율을 어느 후보가 흡수하느냐에 따라 1차 경선을 통과하는 후보군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참담한 결과”라고 표현하며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을 내세우는 나경원 의원의 출마나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차출론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2030세대 청년층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홍 전 시장을 가장 선호했다. 국민의힘과 무당층 한정 조사에서 홍 전 시장은 유일하게 2030세대에서 20%대 지지율(18∼29세의 24%, 30대의 25%)을 얻었다.
<조사개요>
조사기간: 2025년 4월 10~11일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가중값 산출 및 적용: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5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접촉률: 37.3%(전체 투입 유효 번호 대비 통화 연결)
응답률: 13.3%(총 통화 7651명 중 1020명 응답 완료)
의뢰처: 세계일보
조사 기관: 한국갤럽(Gallup Korea)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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