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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항만 크레인 美서 퇴출 조짐… 韓 기업에 기회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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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크레인 제재 행정명령
中기업이 美 시장 80% 넘게 점유
반사이익 노리는 韓, 미국행 러시
韓美 조선 협력 땐 '협상 카드’로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항만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크레인을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항만 크레인이 국내 업체들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HD현대삼호와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HJ중공업이 크레인 미국 크레인 시장 진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한미 조선 협력 강화가 속도를 내면 항만 크레인도 협력 아이템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만 크레인, 美 협상 아이템 될까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조선업 재건과 중국 견제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행정명령 5조에는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는 내용이다. 특히 중국산 부품을 활용하거나 중국이 소유한 '해안 크레인에 대한 관세'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사실상 사용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해에도 중국산 크레인이 이른바 '스파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를 막는 행정명령을 시행한 바 있다. 중국산 크레인을 통해 컨테이너 출발지와 목적지를 추적해 미국의 주요 물품들이 어느 나라고 가고 있는지 파악 가능해, 중국의 정보 수집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다만 당시에는 중국산 크레인 교체 방안은 검토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중국산 선박과 중국 해운사에 대한 제재가 구체화되고, 항만 크레인이 포함되면서 한층 강화된 제재 기조가 감지된다. 크레인 제재가 구체화되면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조사하는 크레인은 컨테이너 항만 크레인인데, 이미 중국 ZPMC는 글로벌 항만 크레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라며 "미국 내 중국 크레인 제품 점유율은 세계보다 높은 80%대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앞으로 사용을 배제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항만 크레인 제조를 시작한 만큼, 한미 조선 협력이 속도를 내면 항만 크레인도 미국과 협상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인 제조사들, 美 진출 타진 나서

현재 국내에서는 HD현대삼호와 두산에너빌리티, HJ중공업이 크레인을 만들고 있다.

HD현대삼호는 2024년 7월 부산항만공사로부터 1796억원 규모의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2-6단계 컨테이너 크레인 제작·설치 계약을 따냈다. 이미 2020년 초 부산신항 7부두에서 수주한 컨테이너 크레인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및 싱가포르 등에서 크레인 사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만 크레인 사업을 이끌어왔던 두산에너빌리티도 해외 사업을 이어가며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 베트남 법인 두산비나는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항만 크레인을 수주하고 있다. 2023년 26기, 2024년 24기의 항만 크레인을 수주했다.

부산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2-5단계 트랜스퍼 크레인 제작을 맡은 HJ중공업도 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중국산 크레인이 워낙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우선 국내 진해신항 신형 크레인 입찰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도 "국내 발주 물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역량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미국을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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