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中, 美국채로 위협…쇼핑몰엔 트럼프 머리 변기솔 등장도

0
댓글0
중앙일보

11일 미국 소비자 용품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 저장성 이우시의 한 상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캐릭터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상호관세와 펜타닐세를 더해 총 145%의 추가관세 폭탄을 맞은 이우시 상가는 주문 급감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AFP


지난 12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의 보복관세 세율을 미국의 상호관세와 같은 125%로 인상한 데 이어 미국 국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중국, 미 국채 11년동안 42.2% 줄여



당장 중국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36조 달러(약 5경1347조원) 규모의 미 국채 중 중국 보유분(7608억 달러·약 1085조원) 매각을 카드로 내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구입하는 '미·중 협력 모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지난 11년 동안 점진적으로 무너졌다.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지난 2013년 11월 기준으로 1조3167억 달러(약 1878조원) 규모였던 미 국채 보유량을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3월 1조1877억 달러(약 1694조원)까지 줄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한 지난 1월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7608억 달러 수준이었다. 최고치 대비 42.2%인 5559억 달러(793조원)어치를 이미 매각한 상태였다.

중앙일보

11일 미국 뉴욕시 매장에 전시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에 ‘중국제조’ 라벨이 붙어 있다. 중국은 12일 미국의 상호관세와 같은 125%의 맞불관세를 부과하며 추가 숫자게임에는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FP





“미 금융위기 닥칠 수도” 위협



외국이 보유한 미 국채 중 중국의 비중도 23.03%(2023년 11월)에서 8.92%(지난 1월)로 크게 줄었다. 중국은 이를 더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홍콩의 친중지인 성도일보는 13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무모한 관세가 미국의 부채 위기를 촉발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미 국채 무기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신문은 “미국의 국채 가격(이자율), 주식, 달러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킬(三殺)’ 국면이 출현했다”며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미국에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추가 보복 조치도 거론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 여행 제한, 국채 매각, 희토류 통제, 유학 제한 등 5대 보복을 단행했다. 이어 미국의 금융 및 컨설팅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는 서비스 보복 카드를 추가로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제외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스마트폰 관세를 유예하자 중국 관영 매체는 이를 맹비난했다. 신화사 계열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뉴탄친은 13일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라며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상호관세를 면제하면서 특정 국가를 지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견디지 못했으며, 중국은 단결이라는 장점을 확인했고, 향후 벌어질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관세전쟁'을 여론 결집에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재를 대량 생산하는 저장성 이우에선 트럼프의 헤어스타일을 풍자한 변기솔이 ‘이우의 반격’이란 이름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등장했다. 개당 13.9위안(약 2700원)인 이 상품의 구매 후기와 “상호관세 전쟁, 참전 기념 2025년 4월”이 표기된 물컵 등 각종 애국주의 제품이 중국 SNS를 달구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은 "이우 상인들은 미국 수입업체의 가격 인하 요구에 당당하게 맞서면서 유럽이나 내수로 판로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도 연일 마오쩌둥의 미국 관련 어록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여론전을 폈다.



미 제외 제로관세, 내수 30% 확대 건의



미국을 제외한 외국에 대한 '제로 관세'와 내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중장기 대책도 등장했다. 싱쯔창(邢自強)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거시경제 세미나에서 “두 개의 30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2030년까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관세를 제로로 줄여야 한다"며 "외국기업의 직접투자와 민영기업의 시장 진입 제한 및 국내 산업 보조금을 모두 제로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30년까지 중국 내수 소비를 현재의 비중에서 30% 추가된 3조 달러(약 4279조원)로 확대해야 한다"며 "그래야 미국의 무역 보호주의가 초래한 해외 수요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헤럴드경제“호텔 예약 안했다고 수갑+죄수복”…하와이 여행 중 무슨 일이?
  • 머니투데이상간녀 집 불륜 장면 생중계한 아내…"보상금 안줘도 돼" 중국 판결
  • YTN'최대 보유국' 일본에서 대거 처분...공포의 패닉셀 [지금이뉴스]
  • 한국일보생전 앙숙이었지만… 트럼프 2기 첫 외국 방문은 교황 장례식
  • TV조선"두려워 마세요" 가자지구에 매일 전화한 교황…전 세계 추모 물결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