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 여러 악재에 휩싸이면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달 반 동안 여러 정책 ‘헛발질’로 인해 ‘일을 해내는 사람’이라는 정치적 이미지가 위협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선거 운동에서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령과 인지력 논란을 부추기며 ‘무능’을 집중공략했고, 이후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역시 성별·인종 등 다양성 덕에 성공했을 뿐 실제로 해낸 일은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고물가, 국경 문제 등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내는 유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공약했다.
WP는 여러 여론조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허세에 거부감을 느끼던 유권자들도 그가 최소한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에 그를 뽑은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두 달 반 동안 보여준 행보는 이러한 기대를 품은 유권자들에겐 실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WP는 짚었다.
정부 효율화를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대대적인 공무원 구조조정은 여러 분야에서 혼란과 부작용을 빚었다. 필요한 인력을 실수로 해고했다가 다시 고용하는 실수도 생겼다.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은 인력과 이민자 수용 공간 부족 등 난관에 부딪혔다.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은 미 증시 폭락 등 혼란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엘리트 전문가들을 비난하며 대안으로 임명한 인사들 또한 최근 고위 외교·안보 라인의 군사 기밀 유출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의 ‘백신 거부’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43%로,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비율은 51%였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지 이미 두 달 넘게 지났지만, 그가 전임자들을 비판하며 고치겠다고 약속한 고물가 등의 핵심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