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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대응은 팀쿡처럼”…트럼프 향한 ‘인맥 로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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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President Donald Trump tours an Apple manufacturing plant, Wednesday, Nov. 20, 2019, in Austin with Apple CEO Tim Cook. (AP Photo/ Evan Vucci)


“관세에 관해서는 팀 쿡이 되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면제를 ‘깜짝 발표’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이 같은 제목의 사설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1기 때부터 사적인 관계를 다져온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발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WSJ은 “정치가 시장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관세 경제’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인맥 로비전’에서 뒤처지는 기업이 고율 관세의 피해를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경고인 것이다.

이날 WSJ은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관세 면제를 ‘대기업 면제’로 규정했다. 애플, 델, HP, 엔비디아, TSMC 등을 이번 발표의 최대 승자로 꼽았다. 그러면서 “면제 절차가 매우 불투명하고 자의적”이라며 “정치적 영향력이 부족한 업종과 로비스트를 고용할 여력이 없는 소규모 제조업체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과 애플을 든든한 우군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쿡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그와 독대했다. 1월 20일 취임식에도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기부했다. 백악관 복귀 후에도 즉각 찾아갔다. 2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쿡이 백악관 집무실에 왔는데 미국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멕시코에 있는 공장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SJ은 별도 기사에서 “쿡이 수년에 걸쳐 트럼프와의 관계를 매우 세심하게 다졌다”고 전했다. 쿡은 집권 1기 때 장녀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했다. 특히 권력자와 직접 소통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감안해 로비스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응대에 나섰다. 잦은 전화와 식사를 통해 접촉면을 늘렸고, 한 번에 하나의 용건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소통해 애플의 요구 사항을 각인했다.

대외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 2019년 중국과 관세 전쟁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시켜주자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맥 컴퓨터 공장의 중국 이전을 취소했다. 이를 두고 “애플이 미국에 새 공장을 지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위주장에도 동조해주며 직접 나서 공장 견학을 시켜줬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경영인과 달리 쿡은 본인이 직접 내게 전화한다. 그래서 그가 훌륭한 경영자인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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