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무역적자를 상대국의 ‘관세 장벽’ 탓으로 돌리며 무차별 ‘관세폭탄’을 퍼붓는 가운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양국 산업 간 상호보완적 구조에서 비롯된 정당한 성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3일 ‘한국 대미 수출의 구조적 분석: 수지 불균형을 넘어선 산업 연계 구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수지를 숫자로만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정교한 산업적 맥락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대중국 무역 제재를 본격화한 2015년 이후부터 미국의 한국산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중국산 수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한국의 대미 투자가 맞물려 나타난 변화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한국산 산업재 조달 → 중간재 및 자본재 수출 증가 → 산업 연계성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미 그린필드 투자도 급증했다. 2014년 400억달러에 못 미쳤던 누적 투자액은 2023년 기준 1300억달러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1만1101개사에서 1만5876개사로 43% 늘었다. 그린필드 투자는 현지에 공장, 연구소 등 새로운 사업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필요한 중간재를 점차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현지 매입 비중은 2020년 28.3%에서 2023년 32.1%로 증가했다. 이는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 산업의 공급망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미 수출 확대의 실질적인 역할과 기여가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산 중간재와 자본재는 미국 제조업의 생산 활동을 뒷받침하는 핵심 투입 요소로 오랜 기간 기능해왔다”며 “이들 품목의 수출 확대에 따른 무역흑자는 한국 수출이 미국 산업 성장에 기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통상 협상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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