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성 의원은 애초 뜻을 함께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별렀으나, 지도부의 만류와 당내 반발 등으로 인해 홀로 메시지를 냈다.
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역사적 소임 앞에 한 권한대행께서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덕수 차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님들께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며 “한 권한대행께서는 이런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로 “앞으로 일할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 없이 바로 취임해야 한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면 국정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경험 많은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은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등 아이엠에프(IMF)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섰던 경제 컨트롤 타워였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에프티에이(FTA)를 시작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좌우를 넘어 국가에 헌신한 분”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과 미·중의 패권전쟁, 극심한 갈등과 분열의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크게 밀리는 등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대안으로 한 권한대행 차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 권한대행이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라고 한 것이 알려지면서, 한 권한대행이 본격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성 의원은 이런 분위기 속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14~15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의 의견을 모아 이날 국회에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견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자제’ 요청 등으로 무산됐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러다가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으면 (모습이) 우스워질 수 있어 기자회견을 자제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또 “지금은 (한 권한대행 출마 촉구) 기자회견 할 때가 아니라는 의원들 항의가 많았다”고도 전했다. 이 의원은 “한 권한대행 출마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던 의원들도 이미 다른 후보들이 출마 선언까지 한 상황에서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 권한대행은 며칠째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힘) 경선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한 권한대행도)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출마 요구’에 대한 응답을 요구하는 성 의원의 글에 대해서도 “앞서 말한 걸로만 이해해달라”며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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