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밴드 비틀스 멤버 존 레넌과 아내 오노 요코. /게티이미지코리아 |
영국 록밴드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92)가 젊은 시절 비틀스 해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팬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12일 CNN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원 투 원: 존 앤드 요코(One to One: John & Yoko)’가 개봉했다.
이 영화에서 오노는 1960년대 후반 비틀스 멤버들 간에 갈등과 균열이 벌어지던 시절 자신이 레넌과 가까워지면서 ‘비틀스 해체의 원흉’으로 지목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내가 임신했을 때, 많은 사람이 내게 편지를 보내 ‘당신과 당신의 아기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영화에는 레넌과 오노가 주고받은 전화 통화 녹음과 1972년 자선 콘서트 리마스터링 영상 등이 담겼다. 또 오노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린 제1회 국제 페미니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는 “예술가로서 성별에 거의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인 자유를 누리다가 레넌과 만난 뒤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했다”면서 “사회가 갑자기 나를 우리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의 소유물인 여성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존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못난 여자로 여겨졌다”며 “사회 전체가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사회 전체가 내가 죽기를 바랐다. 그 때문에 나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오노는 앞서 2010년 CNN과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비틀스 해체의 원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희생양으로 이용당했던 것 같다”며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작용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과 레넌의 사랑이 아주 강렬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인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오노는 “존과 나는 정말 가까웠고, 우리는 서로에게, 그리고 우리의 일에 완전히 몰두해 있었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