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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원 "실수 추방자 귀환시켜야"… 백악관은 이민자→사망자 처리해 편법 추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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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보류' 지위 받았는데…"행정적 오류" 시인
"추방된 베네수엘라인들 90% 범죄 전과 없어"
'사망자 명부'에 이민자들 올리려…"비인도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의해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부인 제니퍼 바스케스 수라가 4일 메릴랜드주 하이아츠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하이아츠빌=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의해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부인 제니퍼 바스케스 수라가 4일 메릴랜드주 하이아츠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하이아츠빌=AP 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지난달 엘살바도르로 잘못 추방된 메릴랜드주(州) 남성을 송환하라고 명령했다. 최근 법원이 잇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작전'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이민자 추방 전략을 추진하는 등 '막무가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지난달 15일 엘살바도르에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29)를 미국으로 도로 데려와야 한다는 하급 법원의 결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폴라 시니스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4일 "가르시아의 체포·구금·추방에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엘살바도르로 잘못 송환된 가르시아를 7일까지 귀환시켜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엘살바도르 국적의 가르시아는 2011년쯤 미국으로 불법 입국했다. 2019년 10월 이민 법원은 사업 문제로 지역 갱단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가르시아가 고국으로 돌아갈 경우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추방 보류' 지위를 부여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적용해 미국 내 베네수엘라 갱인 '트렌 데 아라과'의 단원으로 의심되는 200명 이상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을 때 가르시아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추방됐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가르시아가 엘살바도르 갱단인 마라 살바투르차(MS)-13의 조직원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판에서 트럼프 행정부 측은 가르시아가 '행정적 오류'로 인한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엘살바도르와 그렇게 빨리 협상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엘살바도르로 강제 이송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가족들이 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유엔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엘살바도르로 강제 이송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가족들이 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유엔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트럼프 행정부가 무리하게 대규모 추방을 강행했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날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베네수엘라 국적자 238명의 법률 기록 검토 결과 약 90%가 범죄 전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중 5명을 제외한 233명은 이민법이나 교통법규 위반 외에는 별다른 범죄 이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행정부는 귀를 닫은 듯한 모습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적으로 지위를 얻은 이민자들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이 법적으로 취득한 사회보장번호를 사실상 무효화하는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회보장국(SSA)의 '사망자 명부'를 이용해 이민자들의 은행 계좌 등 금융 서비스는 물론 정부 복지 혜택 접근까지 차단하는 방법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명단에는 이번 주초에만 6,300여 명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회보장국장을 지낸 마틴 오말리는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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