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 |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몰고 온 '갈색 돌풍'이 거세다.
이정후는 11일 현재 올 시즌 총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45타수 15안타), 4타점 3도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908로 뛰어나다.
아직 홈런이 1개도 나오진 않았지만 3루타 1개 그리고 2루타 7개를 몰아치며 장타력 또한 과시하고 있다. 특히, 2루타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일 만큼 뛰어나다.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로 보면 20위에 해당하지만 그 범위를 내셔널리그로 줄이면 9위에 랭크하는 성적이다. 1위는 샌디에이고 중견수 잭슨 메릴로 그는 이날 기준 타율 0.378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활약이다. 미국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10일 이런 이정후를 가리켜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도전할 만한 선수이며 올스타에도 뽑힐 수 있다"고 극찬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또한 "이정후는 날마다 경기력이 더 좋아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좋아졌기에 지금의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일까.
우선은 빅리그 2년차라는 심적인 편안함을 꼽을 수 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정후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훨씬 더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야구를 가리켜 흔히들 '멘탈(Mental) 경기'라고 표현한다. 그 만큼 정신적으로나 심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하워드 존슨(오른쪽) 전 시애틀 타격코치가 경기 전 선수의 타격폼을 봐주고 있다) |
실제로 하워드 존슨 전 시애틀 타격코치는 과거 MHN과 가진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온 타자들의 기술은 코치들이 쉽게 건드릴 것이 못된다. 그만큼 다 잘 준비된 선수들"이라며 "다만 그 좋은 타격기술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인데 이는 주로 선수 개개인의 멘탈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경우 이미 6년 1억 1300만 달러의 대형 FA계약을 맺었다. '몸 값이 곧 신분'이 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는 성적 때문에 로스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잘해도, 못해도 그의 자리는 늘 준비되어 있다. 선수 입장에서 편할 수 밖에 없다. 경기 결과에 따라 마이너로 강등을 걱정하는 루키들과는 심적으로 편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안락함은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좋아진 '하드 히트(Hard hit)' 비율을 꼽을 수 있다. 타자의 배트에 맞아 나가는 타구의 속도가 95마일 이상일 경우 이를 '하드 히트'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들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 |
실제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3년 리그에서 나온 하드 히트의 경우 안타가 될 확율이 무려 5할을 넘어섰다. 하드 히트 2개 중 하나는 안타가 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은 타구의 경우 안타가 될 확율은 2할대로 뚝 떨어졌다.
타자가 하드 히트를 많이 생산한다는 것은 그 만큼 배트 스피드가 좋고, 타구를 배트 중심에 잘 맞춘다는 뜻이다. 때문에 설령 하드 히트가 안타가 되지 않았어도 다음에 안타를 칠 확율이 높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구평균속도가 89.1마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1일 기준 89.7마일로 상승했다. 빅리그 첫 해보다 그만큼 타구에 힘을 실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정타비율도 많이 좋아졌다.
(이정후) |
이정후는 지난해 배트중심에 공을 맞추는 '스윗 스팟(Sweet Spot)' 비율이 29.1% 였다. 하지만 올해는 38.2%로 좋아졌다. 작년에 비해 무려 10% 가까이 좋아진 셈이다. 배트 중심에 그 만큼 공을 더 자주 맞춘다는 뜻은 좋은 타구를 생산해 안타가 될 확율이 높아지는 걸 의미한다.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11일 경기가 없다. 12일부터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주말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양키스 구장은 오른쪽 펜스 거리가 짧아 이정후처럼 왼손타자가 홈런을 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갈색 돌풍'을 몰고온 이정후가 주말 3연전에서 시즌 첫 홈런까지 신고하며 돌풍을 계속 이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이정후©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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