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각 캠프별로 희비 갈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5.4.10/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6월3일 열리는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확정하면서 캠프별로 희비가 갈렸다. 특히 최종 2인 경선을 치르는 사실상의 '결선투표'와 역선택 방지조항이 처음으로 포함되면서 후보간 유불리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고 서류심사를 거쳐 16일 1차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당은 다음 달 3일까지 경선 일정을 마무리하고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경선 방식은 단계별로 달라진다. 1차 예비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100%를 반영해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다. 2차 예비경선은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후보를 2명으로 줄인다.
2차 예비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인단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1·2위 간 최종 경선(본경선)을 실시한다.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장치가 적용된다. 여론조사를 할 때 지지정당을 물어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에게만 응답 기회를 주고 민주당 등 다른 당 지지자는 배제하는 방식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04.10.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친한동훈계는 그간 결선투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고정 팬덤이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자 구도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한 전 대표(탄핵찬성)가 친윤석열계 후보와 1대1로 붙을 경우 반탄(탄핵반대)파의 비토가 거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지금까지 대선에서 적용하지 않았던 결선투표제 도입은 한 전 대표 견제용이라고 친한계는 의심하고 있다.
친한계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겨냥해 "당의 주요 지도부 인사가 '한동훈 전 대표를 (대통령) 만들 작정이었으면 결선 투표제 얘기하지도 않았겠죠'라고 발언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낙선운동을 할 생각이라면 당 대변인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SNS에서 박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며 "이건 참기 어렵다. 이 분들이 말하는 거야말로 선거 부정 대놓고 하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후 경북 영덕군 국립청소년해양센터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의료봉사에 참여한 김창호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대화하고 있다. 2025.4.10/사진=뉴스1 /사진=(영덕=뉴스1) 공정식 기자 |
다만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선 출마선언 직후 당내 경선 룰 논란과 관련해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우선은 통합하고 우리가 이기는 선택을 해서 결국 6월 3일 대선에서 이기는 결과가 나올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역선택 방지조항은 당심보다 민심에 강한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게 불리하단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겐 상대적으로 유리하단 평가다. 민심 반영 비율을 80% 이상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온 안 의원은 더300과의 통화에서 "농부가 밭을 탓하겠나. 정해진 룰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후 대구 동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4.10/사진=뉴스1 /사진=(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반면 100% 민심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해온 유 전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1차 예비경선이 민심 100%로 치러지지만 역선택 방지조항이 적용되면 당원투표와 크게 다를 바 없단 게 유 전 의원측 입장이다.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청에 마련된 고 정궁호 기장 추모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연속 두 번 탄핵을 당해 괴멸할 수 있는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평상시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 말씀을 드렸다"며 "다음 주 초 등록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 결정을 말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측 유경준 전 의원은 SNS에 "확장성을 포기하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은 경선룰을 사용하려면 오픈 프리이머리, 국민경선 여론조사라는 거짓 용어로 국민을 속이지는 말라"며 "금번의 경선룰은 당원여론조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해 위원장실에서 최응석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 지도부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황준선 |
당심에서 우위를 보이는 김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룰에 개의치 않는단 입장이다. 이날 서울 중구 전태일기념관을 찾은 김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경선 룰에 대해 어떻다고 말하는 것은 선수로서 적절치 않다"며 "저는 선수니까 룰대로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 복지재단 커뮤니티홀에서 열린 디딤돌소득 가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04.10. /사진=뉴시스 /사진= |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마포 서울복지재단 디딤돌소득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플레이어로서 경선 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심사인데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주문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어떻게 하면 결정된 경선 룰에서 국민 관심을 높이고 국민 참여율을 높이면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계속 논의하고 수정 보완하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9일 대구 동구 동구청 대회의실에 차려진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 고 정궁호 기장의 추모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5.04.09. /사진=뉴시스 /사진=이무열 |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SNS에 "원샷 4자 경선으로 가야 한다"며 양자경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이날 경선 룰이 확정된 후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홍 시장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홍 시장은 유불리가 아닌 경선 후 봉합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